[미디어펜=석명 기자] '슈가맨3'가 또 한 번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추억의 듀오 더 크로스가 소환됐고, 폭발적인 고음을 자랑하는 멤버 김혁건은 사지가 마비된 가운데도 음악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보여줬다.

14일 방송된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는 '다시 찾은 노래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희열팀의 슈가맨으로 더 크로스가 등장했다.

더 크로스는 2003년 발매된 초고음의 록 발라드곡 'Don't Cry'를 부른 남성 듀오. 그런데 멤버 김혁건이 휠체어를 탄 채 이시하의 도움을 받으며 무대에 나타났다. 김혁건은 몸이 불편한 가운데도 17년 전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고음으로 'Don't Cry'를 불러 큰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김혁건은 "이 노래를 다시 무대에서 부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울컥해 하며 "몸이 아프게 되어서 다시는 부를 수 없을 줄 알았는데 17년 만에 이렇게 친구 시하랑 같이 이 노래를 부르다니 너무나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 사진=JTBC '슈가맨3' 방송 캡처


더 크로스는 비운의 명곡 'Don't Cry'를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한 채 소속사와 문제, 멤버 이시하와 김혁건의 오해에 의한 갈등으로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시하와 김혁건이 7년 후 재회해 서로 오해를 풀고 다시 활동을 재개하려던 무렵 김혁건이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김혁건에게 다시 용기를 준 것이 바로 음악이었다. 어렵게나마 고음을 낼 수 있게 피나는 발성 연습을 했고, 이 모습을 본 이시하는 "혁건이가 제대로 된 음악은 못하더라도 어쨌거나 음악을 하면 삶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신곡 녹음을 제안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항해'라는 곡을 완성했는데, 김혁건이 한 글자씩 불러 완성한 곡으로 보컬 녹음에만 무려 8개월이나 걸렸다고 했다. 이후 둘이 부르는 '항해'를 들은 출연진과 관객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복식 호흡 보조장치 로봇 덕에 고음을 더 편하게 소화하고 무대에 올라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된 김혁건은 "내가 몸을 쓸 수 없는 폐인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시하가) 날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음악 하자고 이야기해줘서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시하의 각별한 우정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둘은 "우리에게 행운이 따른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우리가 포기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 보면서 희망 갖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사람들을 진심으로 응원해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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