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와 진영 아우르는 외연 확장' 긍정적인 반응

통합당 현 단계 '중통합'에 그쳤다는 부정 평가도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제21대 총선을 58일 앞두고 선거 승리를 향해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 범중도보수 진영이 본격 닻을 내려 17일 출항했다.

이들 3당과 무소속 의원 등이 통합한 '미래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범식을 열고 '새출발'을 알렸다.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기존 한국당 최고위원 8인에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준석 새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 김원성 전진당 전략기획위원장,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영환 전 의원 등 4명의 최고위원이 새로 추가돼 12명의 지도부를 구성했다.

앞서 통합당에는 전날(16일) 청년중도 및 정책정당을 표방하는 브랜드뉴파티·청년정당·젊은보수 등 3개 정당이 합류했다. 3개의 정당 대표는 모두 30대 초중반 청년들이 주축이며 브랜드뉴파티의 조성은 대표(여·32)는 과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 출신으로 진보 진영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 등 범보수진영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출범식을 갖고 새출발을 알렸다./사진=미래통합당

조 대표는 출범식에서 "대중과 청년, 중도무당층의 눈으로 아무리 현 정권이 잘못 가고 있어도 선뜻 신뢰할 수 없었던 자유한국당이었다"며 "과연 저 정당이 다시 권력 쥐여저서 선택했을 때 또 다시 나쁜 길로 국민을 절망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있으시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대표는 "꿈꿨던 새로운 나라에 대한 열망, 상식과 법치를 회복한 건강한 보수·진보, 합리적 중도까지 모두 포섭할 수 있는 건강한 정당을 만들자고 박형준·정병국 공동위원장이 저희가 듣고 싶었던 답을 유일하게 말씀해주셔서 왔다"고 통합당 합류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날 오전 통합당 출범식 전에는 박결(남·35) 전 자유의새벽당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벽당 탈당 및 통합당 대열 합류, 그리고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황교안 전 한국당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할 때 '동조 단식'을 해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이로써 일각에서는 통합당이 세대와 진영을 아우르는 외연을 확장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중도와 젊음을 앞세운 세대가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병국 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들 3당의 합류 선언을 두고 "통합당의 혁신과 정치 영역을 넓히는 한편 개혁을 통한 총선 승리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형준 통준위 공동위원장도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통합당이 청년세력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새 정당 플랫폼으로 미래세대를 우뚝 서게 할 수 있을지" 품고 있던 문제의식을 청년 정당 세력의 합류로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 미래통합당 출범식./사진=미디어펜

다만 통합당의 출범을 놓고 '반쪽 통합'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반응도 교차했다.

지난 14일 일괄 사퇴를 표했던 시민단체가 재합류 의사를 밝히면서 외형적으로는 범중도보수 세력이 함께하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꾸준히 통합 대상으로 거론돼왔던 안철수 전 의원까지는 품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또한 통합의 한 축인 유승민 의원은 출범식에 불참한 데다 통합당에 대해 아직까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새보수당이 합당을 결의하고 유 의원이 통합당에 참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통합 내용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또한 시민단체 핵심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 단계의 통합은 '중통합'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자유통일당·우리공화당 등과의 통합 작업이 '남은 과제'라며, 지난 14일 사퇴했다가 재합류하게 된 경위에 대해 "이 과제를 해결하고 대통합을 위해 시민단체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김영환 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의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의 당면 과제는외형뿐만이 아닌 내용까지 "합리적 개혁적 진보 모두 아우르는 국민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왜 진중권·임미리 교수가 '민주당은 빼고'라고 말하면서 미래통합당을 찍으라고 말하지 않는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총선 과정과 총선 이후에도 통합당을 구성하는 세력과 개인들을 '미래통합당'이라는 모양으로 잘 발전해서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통일당·우리공화당 등 나머지 같은 보수 진영도 아직 아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는 데다 제각각의 다른 성격을 가진 세력들이 한 데 모인 건 결국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용광로'와 같은 통합정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총선 이후 또다시 '제갈길'로 흩어져 분당할 경우, 지금과 같은 여야 구도가 똑같이 재현될 것이라는 앞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