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건설사들이 담합행위로 1조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 받았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대기업 봐주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김기준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준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5년간 건설사 부당공동행위 적발현황'자료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지난 5년간 담합행위로 인해 총 96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 사진=뉴시스

이 중 '빅7' 대형건설사들이 물은 과징금은 6200억원으로 전체의 65%가 넘는 비율을 차지했다.

구체적인 담합실태를 살펴보면 총 74개 건설사들이 229건의 담합행위를 저질러 총 51조8000억원의 관련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빅7 건설사는 총 54건의 담합사건에 참여해 23조9000억원의 관련 매출액을 올려 과징금 부과액은 65%이상을 차지해 대형건설사의 담합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이 각각 120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물었고 SK건설 750억원, 대우건설 700억원, GS건설 630억원, 현대산업개발 460억원 순이었다.

이들 빅7 건설사가 참여한 주요 담합사건을 보면 △4대강 살리기 사업 △인천도시철도 3호선 △대구도시철도 3호선 △경인운하사업 △호남고속철도 사업 등 5개 대규모 건설사업 모두에 참여했다.

김 의원은 대형건설사들의 입찰담합 실태에 대해 “대형 건설사의 담합행위가 일상화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건설사들이 담합 유혹에서 벗어나고 공정한 경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확고한 정책의지와 예외없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담합행위로 인한 ‘입찰제한 조치’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빅7 건설사가 담합행위로 인해 받은 벌점은 153점이며 평균 21점 이상이었다.

공정위의 '입찰질서 공정화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과거 5년간 입찰담합으로 받은 벌점 누계가 5점을 초과하면 원칙적으로 입찰이 제한된다.

하지만 공정위는 한 건도 입찰참가 제한 조치를 취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