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코로나19에 대거 감염된 일본 크루즈 선박에 타고 있던 우리국민 중 일부를 이송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공군 3호기)가 18일 일본을 향했다. 현재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 중인 우리국민은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 등 14명이다. 이 중 귀국을 희망한 4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이 다음날인 19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할 계획이다.

김강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분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귀국 희망자는 내국인 4명과 일본인 남성 배우자 1명”이라며 “최종적인 내용은 몇 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승무원은 최종적으로 선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강형식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이번에 귀국을 희망하는 승무원이 있다"며 "승무원은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많다. 현재까지는 일본 측과 긴밀히 그리고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즈선에 탑승한 우리국민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도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지에서도 검역 절차를 마친 뒤 전용기에 탑승할 예정이며,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도 공항 검역소 내에 마련된 임시생활 시설에 들어가서 2주동안 격리될 계획이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한 일본 요코하마항 크루즈 터미널에 7일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에 일본에서 우리국민을 이송하는 대통령 전용기는 ‘공군 3호기’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기 4대 중 1대이다. 다만 공군 3호기가 해외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대개 일명 공항 관제탑의 콜사인인 ‘코드원’으로 불리는 ‘공군 1호기’가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이용하는 것이다. 대한항공 소속 보잉 747-400(2001년식)을 임차해서 사용하고 있다. ‘공군 2호기’는 응급환자 발생이나 1호기 고장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기이다. 1985년 도입한 보잉 737-3Z8 기종으로 2018년 3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방북할 때 이용하기도 했다.

‘공군 4호기’는 존재하지 않고, ‘공군 5호기’가 있다. 3호기와 5호기는 1990년 인도네시아에서 도입한 CN-235 수송기를 개조한 것이다. 3호기는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지만 대통령을 보좌하는 주요 수행원 등이 이용하고, 또 예비기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 전용기로 부른다. 

이번에 크루즈선 탑승 우리국민을 이송하는데 공군 3호기를 보내게 된 데에는 최대 16인까지 탑승할 수 있는 항공기 규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크루즈 승객이던 우리국민 등 5명과 한국에서 출발한 의사, 간호사, 검역관이 동승하게 된다.

5호기의 경우 최대 탑승 인원이 22명으로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북한으로 갔던 남측 기자단이 이용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감염증 사태에 우리국민을 해외에서 이송하면서 대통령 전용기를 활용하게 된 것에 대해 정부는 국민예우 차원이라고 했다. 여기에 일본에서 우리국민을 데려오는 정부의 자신감도 전용기 파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반 여객기보다) 규모가 적합하고, 당연히 국민 예우 차원이지만 (이송되는 사람 중) 일본인이 포함돼있다”며 “일본인 같은 경우 방역 문제에서 일본보다 한국이 더 안전한 나라이기 때문에 모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크루즈선 한국인 탑승자 중 국내 연고는 3명뿐인 점 등을 들어 국내 이송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크루즈 승선자 중 확진환자가 계속 늘고 있고 미국도 전세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데려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17일 현재 약 3700명의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 중 1723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454명이 감염됐다. 아직 한국인 탑승자 중 의심 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번에 귀국하지 않고 잔류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해서도 계속 긴밀한 연락을 하며,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