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기 연속 적자…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 난항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12분기 연속적자 속에 우울한 나날은 보내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중국발 코로나19 여파로 공장가동까지 원활한 가동이 힘든 상황이다. 

신차 부재로 올 한해를 버티기 힘든 상황이지만 물량공급에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더욱이 경쟁사의 신차출시 등으로 쌍용차의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이 모델노후화 되며 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차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는 지난 12일 2022년 흑자 전환을 위한 3년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는 향후 3년간 5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230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산업은행 등에 지원을 받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달 16일 방한해 이동걸 산은 회장 등을 면담하기도 했다.  

마힌드라가 산은에 지원을 요구한 배경에는 쌍용차의 경영상황 악화가 고려됐다.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 3조6239억원, 영업손실 28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2018년 642억원에서 4.4배 증가했다.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분기별로 손실규모를 살펴보면 1~2분기에는 278억원, 491억원이었지만 3~4분기에는 1052억원, 998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다. 

우선 티볼리 등 대표 모델의 판매 실적이 줄고 있어 부진이 심각하고 신차 출시 계획이 없어 판매 모멘텀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티볼리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3만5428대가 판매됐다. 전년(4만3897대)보다 19.3%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월 3000대 내외의 실적을 보였지만 올해 1월에는 1607대로 47.7%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현대·기아자동차의 신모델 출시가 한 몫을 했다. 더욱이 올해초 한국지엠에서 파급력있는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며 쌍용차 티볼리의 경쟁력은 더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8년 4만2000여대가 팔리면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주도해온 렉스턴 스포츠도 지난해에는 1.6% 감소한 4만1330대를 기록하면서 성장세가 멈췄다. 독보적인 가성비로 꾸준한 판매를 보였던 모델이지만 이 시장에도 경쟁모델이 등장하며 실적이 주춤해졌다. 

신모델을 통한 시장 반전이 필요하지만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입장에서 폭 넓은 신차개발에 비용을 들일 수 없는 상황이어 당분간 이같은 실정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기아차 볼륨모델 ‘쏘렌토’가 최신기술을 겸비하고 등장을 예고한 상태이고 한동안 신차가 없던 르노삼성도 올해에는 크로스오버형SUV ‘XM3’ 출시를 예고해논 상태다. 모델노후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쌍용차 입장에서는 비보일 수 밖에 없다. 

쌍용차는 올해 일부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 출시만 예약돼 있다.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지난해부터 수출 확대를 위해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쌍용차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의 첫 양산형 전기차 모델은 빨라야 내년 1월에 출시될 정도로 전동화 추세에 뒤쳐진 점도 악재로 꼽힌다. 이를 위해 현재의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SUV가 출시되는 시점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는 것은 마힌드라가 포드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이다. 이를 통해 미국시장과 동남아 등 다양한 판로가 개척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협상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쌍용차에게까지 낙수효과가 전달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분변경모델로 국내시장에서 올해 버티기에 들어가야 되는 쌍용차다. 

업계 한 관계자는 "SUV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력질주해온 쌍용차지만 다소 기술개발부문에서 뒤처지며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며 "현재 마힌드라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의 가능성은 존재하고 있지만 정해진 바가 없는 상황에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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