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분위기 달라졌다" 분석 이어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을 포함한 보고서를 최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1일 발표된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강한 전파력이 확인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연 1.25%에서 1.00%로)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 오른쪽 두번째)의 모습 /사진=한국은행


이 보고서에서 김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경기 방어에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명분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언급을 한차례 한바 있다. 당시 그는 "국내경제 영향을 예단하기에는 아직은 이르고 지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총재의 발언 이후 확진자 급증세가 전개되면서 다시 한 번 기준금리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 18일까지 31명에 그쳤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9일 51명, 20일 107명, 21일 204명, 22일 433명 등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사망자도 4명 발생했다.

최근 상황에 대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나서서 한국에 '통화·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권고했다. 이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포함한 보고서를 다시 한 번 내놓고 있는 것이다. 

대신증권 역시 최근 내놓은 리포트에서 “이달 중순까지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이후 급증하면서 경제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 역시 “추경 편성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예상했다.

과거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전력이 있어 이와 같은 예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지난 2003년 4월 29일 국내 첫 사스 추정환자가 발생한 이후 한은은 그 직후인 5월 13일 개최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4.25%에서 4.00%로 내렸다. 2015년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 확진 판정이 나온 직후인 6월 11일 금통위에서도 한은은 기준금리를 기존 연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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