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중국 입금금지 선제조치 요구 묵살…슈퍼전파자는 정부
   
▲ 성제준 객원 논설위원
코로나19 감염으로 6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확진자는 어느덧 600명을 넘어섰다. 그저 일상적인 감기처럼 별 탈 없이 지나갈 것만 같았던 코로나19(우한 폐렴)은 어느덧 일상을 위협할 공포가 되었다. 운명은 또다시 우리의 문을 두들겼다. 그리고 또 언제나처럼 운명의 공포 앞에 우리의 일상은 질려버렸다. 

시공간의 한계 속에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 한들,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본질적 공포에 떠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 한들, 그 어떤 운명도 우리를 공포에 굴복하게 만들 순 없다. 

수많은 희생을 통해서 공포에 직면할 지혜를 얻었다. 그 과정에 수많은 사이비 지식인들이 공포를 파고들어 현실의 눈을 가리려 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유혹을 떨쳐내고 현실을 직시할 지혜를 얻었다. 우리는 지혜로 여전히 '예상치 못했다'라는 공포앞에 떨지만 결코 공포앞에 무기력하지는 않게 되었다. 

비극적이게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민은 이 운명적 공포 앞에 무기력해져버린 것 같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공포가 이 땅에 엄습하고 있다. 공포는 어느새 '우리에게로'가 아닌 '우리로부터' 퍼져나가고 있다. 어쩌다가 우리는 이 지경에 빠졌을까? 혹시 우리는 태생적으로 무기력한 존재인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누구든지 우리가 이 땅에 일궈낸 장대한 역사를 조금이라도 살펴본다면 결코 누구도 우리를 태생적으로 무기력하다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생각해봐야 한다. 혹시 역사가 보여주듯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사이비 지식인들의 유혹에 빠져버렸던 것은 아닐까? 

   
▲ 코로나19 감염으로 6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확진자는 어느덧 600명을 넘어섰다. 2015년 메르스로 38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메르스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이었습니다." 지금 그의 말을 빌리자면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다. /사진=청와대

질문을 좀 더 날카롭게 다듬어 보자. 도대체 이 사이비 지식인들은 누구란 말인가? 기억을 더듬어보자. 지금의 공포는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38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메르스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이었습니다." 

그렇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틀림없이 이러한 공포의 근본 원인,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 자신이다. 물론 한 인간의 불완전한 지혜로 인한 언어도단을 핑계로 모든 공포의 원인을 그에게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공포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에 기인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코로나19가 지금과 같이 심각해지기 전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월달 부터 공개적으로 과도할 정도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물론 이때 말하는 선제적 조치란 중국에 대한 전면적 입국금지 조치를 포함한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전면적 조치에 대해 꺼려하는 모습을 공공연하게 비춰왔다. 

물론 당시에는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았으니 외교적 질서와 여러가지를 정무적으로 판단했을 때 극단적 조치는 지양하는 게 좋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껏 양보해서 문 정부가 이런 '큰 그림'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한다 해도, "그럼 지금 이 사단에 왜 전면적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혹 문 정부가 사이비 지식인인 것일까? '우한 폐렴'이라는 말에는 몸서리 치면서 '대구 코로나'라는 말은 거리낌 없이 쓰는 그들의 모습에 의심만 깊어진다. 근본적 원인인 중국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요구조차 하지 못하면서 자국민인 신천지를 희생제로 삼는 모습을 보면 의심은 더 깊어진다. 

이들의 마음에는 국민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 것일까? 이 엄중한 상황에 시진핑 주석에게 재차 방한을 확인해야만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참 가련하다. '보고자 하는 자고 볼 것이고, 듣고자 하는 자는 들을 것이다'는 예수의 지혜는 온데간데 없고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듣고자 하는 것만 듣는다'는 사이비들의 거짓 증언만 남아 있구나! /성제준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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