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차 경선이석현 이종걸 이춘석 등 5명 낙마

청와대 출신 절반 고배, 친문 프리미엄 효과 없어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1차 경선에서 현역 중진 의원들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대거 탈락했다. ‘문재인 청와대’ 경력을 앞세운 후보들도 줄줄이 탈락하면서 ‘친문 프리미엄’이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오후 29곳의 경선결과를 발표했다. 7명의 현역 의원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이중 3선 이상 중진 의원만 5명이다. 1차 경선에 참여한 중진 가운데 4선의 이상민, 설훈 의원 단 2명만 승리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석현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민병덕 변호사에게,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은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에게,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었던 이춘석 의원은 김수흥 전 국회 사무차장에게, 유승희 의원은 김영배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각각 패했다.

   
▲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 1차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특히 이들 중진 의원들을 꺾은 후보들이 모두 원외 인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민주당의 한 예비후보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원외 주자가 현역 프리미엄을 넘어서기는 상당히 힘들다”면서 “향후 경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친문 프리미엄’도 크게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 참모 출신 가운데 약 70여명이 출마를 위해 줄사표를 던지면서 국정 공백의 우려가 제기됐다. 당내에서도 공천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경선의 큰 변수로 지목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1차 경선에서 ‘절반의 승리’만 거뒀다. 인사비서관을 지낸 김봉준 예비후보는 경기남양주을에서 김한정 의원에게, 자치발전비서관을 지낸 김우영 예비후보는 강병원 의원에게, 행정관을 지낸 서헌성 예비후보는 설훈 의원에게 각각 무릎을 꿇었다.

대구 달서을, 경남 창원 마산 합포에서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허소, 박남현 에비후보가 각각 승리를 했지만, 야권 강세지역이자 원외 인사들 간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다소 빛이 바랬다. 다만 민정비서관을 지낸 김영배 예비후보는 서울 성북갑에서 유승희 의원을 꺾었다.

   
▲ 지난 20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 미래준비 선거대책위원회'의 제 1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의 영향도 다소 있겠지만, 이제는 ‘배경’보다 ‘실력’으로 유권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면서 “‘청와대’를 단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통과 과정만으로 여기는 모습 자체가 유권자들이 보기에는 밉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1차 경선에서 설훈 의원을 비롯한 소병훈 조직부총장, 윤후덕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 지도부는 모두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현역 의원인 이상민, 오영훈, 서영교, 김병관, 김종민, 안호영, 어기구, 이상헌, 이후삼 의원들도 원외 후보를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경선은 ARS 여론조사를 통한 권리당원 투표(50%)와 일반시민 투표(50%)를 반영한 점수에 후보별 가점‧감점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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