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시까지 급락…일각에선 '회복' 전망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연일 국내 증시에 충격을 주며 지수를 폭락시키고 있다. 중국 쪽 상황이 다소 진정되자 이번엔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며 외인매도 규모를 키우고 있다. 심리적 공포가 시장을 잠식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우선 외인 투자자들의 귀환이 우선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패닉’ 상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4% 가까이 급락하며 ‘블랙 먼데이’를 연출했던 코스피는 다음날인 25일 2100선을 잠시 회복하기도 했으나 이후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기면서 상승 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결국 이날도 전 거래일보다 21.88포인트(-1.05%) 내린 2054.89로 마감해 2060선마저 무너졌다.

   
▲ 사진=연합뉴스


이젠 중국뿐 아니라 이탈리아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미국 증시도 불안해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무려 1031.61포인트(3.56%) 급락하며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25일에도 3.15% 추가 하락했고, 26일까지 0.46% 떨어져 2만7000선이 무너졌다.

국내 증시는 간밤 뉴욕증시 급락세에 영향을 받고, 장중 발표되는 국내 확진자 추가 소식에 낙폭을 더 키우는 패턴으로 며칠째 부진을 거듭했다.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외국인들의 ‘역대급 물량 던지기’다. 

국내 시장에서 지난 24일 7860억원을 순매도한 외인은 이후 3거래일 연속 총 2조 44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무려 886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약 7년 만에 최대 규모의 매도세를 나타냈다. 오히려 개인과 기관이 외인의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연기금의 경우 이달 들어 코스피 주식을 약 1843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바이러스 이슈의 경우 언젠가는 리스크가 해결된다는 점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지수 하락이 언젠가 수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내수경기 상황이 가히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주요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결국 2분기 이후까지 상장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기업 이익은 연간 최대 5~10% 감소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위축과 국내 증시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특히 사스(SARS)나 메르스(MERS) 발생 당시와 비교할 때 지나친 하락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에 대한 불신이 고스란히 ‘리스크’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실제 위험성과 별개로 심리적인 공포가 시장을 잠식했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반전되려면 너무 많은 물량을 내던진 외국인의 ‘귀환’이 우선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20영업일 누적 순매도 규모는 약 6조원 규모로 신종플루와 메르스 때의 규모를 넘어섰고, 최근 3년래 최대치 6조 2000억원에 근접했다”면서 “시장 반등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기관보다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주요국 경기선행지수는 상승세로 전환해 낙관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미국경제는 2월 들어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표 또한 2019년 초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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