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예의 주시하며 감염 차단 대책 마련에 만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지속되면서,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4대지주(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는 상법상 주총을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각 사마다 당장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이에 각 지주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주총장 사전방역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한편, 주총 당일 미열이 있는 주주들의 참석을 자제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주총 시기를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왼쪽부터)신한·하나·KB·우리금융지주 본사 전경./사진제공=각 사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법상 12월 결산법인은 3월 말까지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실상 주총을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주총 당일 불특정다수의 주주들이 본사 주총장을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신한과 우리금융의 경우 지배구조와 관련된 안건이 상정돼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신한금융은 내달 26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조용병 회장의 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우리금융은 24일 주총에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연임을 확정짓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되는 ‘문책경고’를 확정했다.

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 주총 전에 금감원의 판단대로 제재를 매듭지을 경우, 손 회장의 연임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반면 주총 이후 최종 확정이 통보될 경우, 원칙적으로 손 회장의 연임에는 문제가 없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내달 주총에서 임기가 완료되는 사외이사들을 교체한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6명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되며,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7명의 임기가 모두 완료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총에는 지주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모두 참석하는데,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참석자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함은 물론, 그룹 경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달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상법상 주총을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당장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 있어,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한 대책 마련에 만전을 다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