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를 떠올리면 보통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스코리아의 뜻에는 내적인 아름다움까지도 겸비된 사람이라는 뜻을 내재하고 있다.

이에 미스코리아 선발 기준에는 아름다움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기본소양과 지적소양, 잠재적소양 등도 함께 심사에 포함돼 있다. 즉 미스코리아는 외향적인 아름다운 뿐만 아닌 지덕체와 진선미를 겸비한 미녀를 뽑는 미인선발대회인 것이다.

   
▲ 사진=현대자동차

그렇다면 자동차를 미스코리아 선발기준으로 봤을 때 자동차의 지덕체와 진선미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외관인테리어와 엔진성능, 차체 밸런스, 연비 등으로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준 가운데 친환경을 중요시 하는 현시점과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자동차 선택기준으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바로 연비다. 때문에 국내외 유수의 완성차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적은 연료로 가장 많이 가는 자동차 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특히 일본의 완성차 기업 대부분이 하이브리차량를 개발하고 유럽의 완성차 기업도 디젤승용차량을 개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차량의 경우 연비는 좋지만 차량 가격과 배터리 등의 문제로 고장이 발생했을 시 발생하는 부품가격들이 일반차량에 비해 비싸다. 반면 디젤차량의 경우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저럼한 가격과 특별히 큰 수리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출시된 것이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디젤이다. 국내 대형세단을 대표하는 그랜저의 디젤모델을 직접 만나봤다.

그랜저 디젤은 지난 2014 부산 국제모터쇼를 통해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의 그랜저차체에 싼타페 디젤 엔진을 얹고 디젤 세단시장에 뛰어들었다.

 

   
▲ 그랜저 디젤에는 싼타페 등에서 이미 내구성 검증을 끝낸 2.2리터급 E-VGT 엔진이 탑재됐다. 최대출력은 202마력, 최대토크는 45.0kg/m이다. 국내 수입차종 베스트셀러 1위인 BMW의 520d(2.0리터 디젤엔진)가 기록한 최대 184마력, 38.8kg/m와 비교해도 수치상으로는 앞선다./현대자동차

디젤의 힘 충분히 느껴 확실한 성능

그랜저 디젤 차량은 악셀을 밟는 순간부터 몸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힘'이다. 순간적으로 거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품격있는 외관과 더불어 파워풀한 힘을 지녔다. 연비는 하이브리드 수준에 성능은 스포츠카 수준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그랜저 디젤에는 싼타페 등에서 이미 내구성 검증을 끝낸 2.2리터급 E-VGT 엔진이 탑재됐다. 최대출력은 202마력, 최대토크는 45.0kg/m이다. 국내 수입차종 베스트셀러 1위인 BMW의 520d(2.0리터 디젤엔진)가 기록한 최대 184마력, 38.8kg/m와 비교해도 수치상으로는 앞선다.

높은 토크 구현이 가능한 디젤엔진의 장점은 살렸고, 상대적으로 최대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은 보완해 비교적 우수한 제원을 완성했다.

현대차가 자랑했던 정숙성도 기존 강세를 보이던 수입디젤 차량들에 비해 정숙했다. 국내 대표 고급 세단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으려는 현대차의 세심한 노력이 돋보였다.

수입 경쟁차와의 우위는 가격, 연비도 괜찮은 편

그랜저 디젤의 평균 연비는 13.8~14km/l가 나온다. 이 차이는 휠의 크기인 17인치와 18인치 크기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수입 경쟁차와 연비에서 차이가 있지만 이 단점을 덮을 수 있는 것은 바로 가격이다.

   
▲ 품격을 갖춘 그랜저 디젤 인테리어/현대자동차

현대차의 경쟁차종인 BMW 520d가 최대 700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차라면, 그랜저 디젤은 절반 수준인 3000만원대 중반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어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에게 무난한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약 2배 정도 저렴한 그랜저가 경쟁차종에 비해 연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경쟁력은 있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 디젤차량을 구매할 때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부분일 거란 생각이든다.

완벽한 편의사양 갖춘 한국형 '사장님 차'

가격대비 성능비로 따져 봤을 때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편의사양을 탑재한 차는 더 이상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앞서 LF쏘나타에서 인정받은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기능은 잘만 사용하면 더 없이 편리한 기능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일정 속도, 앞차와의 간격을 세팅해 두면 차가 스스로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 것은 물론, 간격이 줄어들면 자동으로 정지하고 재출발하는 기능까지 있어 운전 피로도를 감소시킨다.

현대차가 자존심을 걸고 개발한 세단답게 우수한 안전장치를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신형 제네시스가 미국 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 안전등급을 받았던 것과 같이 아직 공신력을 얻을 만한 실험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에어백은 기본 9개가 장착이 됐다. 정면충돌을 대비해 운전석과 조수석을 위한 에어백과 전후석 사이드·커튼 에어백, 운전석 무릎 에어백 등 다양한 운전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성을 최대한 억제했다.

   
▲ 그녀를 사로잡은 그 남자의 날을 세운 차, 그랜저 디젤/현대자동차

시트에는 후방에서의 추돌을 대비해 충격을 저감시키는 구조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시야 사각지대 차량이나 후방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 등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보하는 '후측방 경보시스템'과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넘어가는 경우 경보로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도 적용돼 있다.

운전 중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운전자에게 사전에 위험을 인식하도록 해 사고 발생 위험을 낮춰주는 안전한 기능이다.

프리미엄 자동차 고급스러움 그대로 옮겨

현대차는 그랜저 디젤을 출시하면서 기존 그랜저 대비 전장을 10mm 늘려 차체를 키웠다. 축간거리가 2845mm로 늘고, 실내 공간도 넓혔지만 경쟁차종으로 꼽는 BMW 520d의 2968mm에 비해서는 약간 짧은 수준이다.

전·후면부에는 새로운 디자인 범퍼를 적용했다. 전체적인 외관은 날렵해 보이면서도 풍부한 볼륨감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2010년대 프리미엄 자동차 업계의 디자인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특히 벤츠나 BMW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현대차의 느낌대로 재해석됐다.

내부 인테리어는 사장님 차의 명성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고급스런 느낌의 우드(wood)가 운전석과 센터페시아, 조수석을 잇는 라인에 적용됐고 가죽소재로 마감된 시트는 비교적 무난하게 어울린다.

완벽에 가까운 승차감

그랜저 디젤의 성능은 한마디로 괜찮은 편이었다. 가속 능력과 등판능력, 코너링, 브레이킹, 핸들링 등은 운전자가 원하는 데로 반응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났던 점은 조용함이다. 실제로 시속 100Km로 주행을 하는 중에도 들려오는 잡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운전을 하는 내내 ‘역시 그랜저 답다’라는 생각과 ‘그랜저 디젤 모델이 진작 나왔어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을 만큼 괜찮은 차였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

   
▲ 베이지톤 그랜저 디젤 인테리어/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