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주년 기념사 “일본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3.1운동, 동양평화가 본뜻”
“북한과 보건 협력 바란다…9.19 군사합의 다양한 분야 협력으로 넓혀나가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1일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함께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1독립운동으로 되새긴다”며 “매년 3월1일, 만세의 함성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다.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배화여자고등학교 본관 앞에서 거행된 기념식에서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라면서 “1951년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번도 빠짐없이 3.1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힘’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 장소로 선정된 배화여고는 1920년 3월1일 일제의 삼엄한 통제 속에서도 첫번째 3.1절을 기념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장소 중 한곳이다. 당시 서대문형무소, 상하이‧도쿄‧간도‧블라디보스토크 등 국내외 곳곳에서 3.1절 1주년 만세운동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목표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3.1운동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었다는 말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다”며 “3.1 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다.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이다.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독립의 완성”이라며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 대처할 때 우리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오늘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카자흐스탄에서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히고, 1920년 본격 벌어진 무장항일 독립군의 국내 진공작전 1651회 가운데 그해 6월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가 ‘독립전쟁 1차 대승리’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협조해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크즐오르다 주 정부 관계자들, 장군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주고 묘역을 보살펴오신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갈 힘을 키우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지난 100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되었듯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19’를 이기고 우리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이라면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이다. 우리 모두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오늘을 이겨내자. 새로운 100년의 여정을 힘차게 걸어가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를 감안해 통상 대규모로 진행되던 예년과 달리 약 50여명이 참석하는 소규모 행사로 진행됐다. 지난해 3.1절 기념식에는 1만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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