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취소 전 짐 다 부치고 CIQ 구역 진입
이스탄불 총영사관 "80명, 2일 오전 2시 20분 터키항공편으로 귀국"
이집트·그리스서도 터키항공편 탑승 거부당해
   
▲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터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방지 차원에서 한국 착발 항공편 운항을 전격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이스탄불 공항을 통해 귀국하고자 했던 한국인 231명이 현지에 그대로 남아있게 됐다. 아울러 이집트와 그리스 등에서 터키 항공편을 통해 귀국하려던 한국 승객들의 출발에도 차질이 생겼다.

2일 외교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코로나19 유입 방지책의 하나로 지난 1일 오전 0시부터 한국·이탈리아·이라크를 오가는 전 여객기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보건부 성명에 따르면 3개국 항공사의 여객기는 3월 1일 오전 0시 이후 터키 내 공항에 착륙 허가를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외항사가 터키 내 자국민을 본국으로 철수시키기 위해 빈 여객기를 보내는 경우엔 허가를 받을 수 있고, 화물기 운항도 정상적으로 행해진다.

또한 터키 항공사는 이들 국가로 가는 항공편을 편성할 수 있으나, 귀국 항공기에는 반드시 터키 국민만 태워야 한다고 명시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터키 법인은 한국-터키 간 항공편 운항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긴급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3월 한 달간 주 3회(수·금·일요일) 왕복 항공편을, 아시아나항공은 4월 14일까지 주 3회(화·목·토요일) 왕복 항공편을 운항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3월 1일 오전 0시 이후 한국과 터키를 왕래하는 항공편을 예약한 우리 국민의 큰 불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1일 오전 2시20분 이스탄불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터키항공편이 취소돼 우리 국민 231명이 이스탄불 공항에 발이 묶인 상태다. 해당 항공기의 결항이 전날 22시 30분 이후 결정된 탓에 이를 인지하지 못한 승객 상당수가 이미 CIQ(세관·출입국·검역) 구역에 들어선 상태였다는 전언이다.

결국 이미 짐을 부치고 출국장에서 탑승을 대기하던 우리 국민 231명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는 얘기다.

주이스탄불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 가운데 80명은 터키항공에서 호텔을 제공해 CIQ에서 나왔다"며 "2일 오전 2시20분 인천공항행 터키항공편으로 귀국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승객들은 제3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부연했다.

영사관 관계자는 "전날부터 밤새 상황을 파악하며 터키항공 측과 대안을 찾는 중"이라며 "우리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밤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터키항공을 타고 귀국하려던 한국인 10명이 탑승하지 못한 채 카이로 시내 호텔에서 하루를 묵었다"고 설명했다. 출발이 지연된 10명의 승객 중 9명은 이날 오후 아랍에미리트(UAE)의 에티하드 항공편을 이용해 카이로를 떠났다. 나머지 1명은 이날 저녁 출국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그리스 한국 대사관은 지난달 29일 밤 그리스 관광을 마친 후 아테네에서 터키 항공을 이용해 귀국하려던 한국인 관광객 22명의 탑승이 막혔다고 했다. 이들은 터키항공편으로 이스탄불을 거쳐 인천으로 들어올 예정이었다.

터키항공의 갑작스러운 탑승 제한 조치에 일부 한국인 관광객들이 항의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여행사 측 조율에 따라 아테네 현지에서 하루 더 묵고 이날 오후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편으로 프랑크푸르트공항을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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