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교수 “윤용부대 훈련, 실전배치‧양산체제 돌입한 것으로 봐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일 동해상으로 쏘아올린 발사체는 ‘초대형 방사포’로 분석됐으며, 이번에 운용부대에 배치돼 화력타격훈련에 참가한 만큼 2017년부터 개발한 신형무기의 실전배치와 양산체제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은 3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력타격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밝히고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지난해 11월 28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와 같다. 초대형 방사포는 원통형 발사관이 600㎜급으로, 4축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된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가 TEL에서 발사되는 장면과 함께 240㎜ 방사포탄이 날아가는 사진도 공개했다. 화력타격훈련에서 초대형 방사포와 240㎜ 방사포 등을 혼합 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선장거리포병들이 그 어떤 정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하여 자기의 화력전투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는데 대해 대만족을 표시하셨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일 낮 12시37분쯤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240㎞, 고도는 약 35㎞로 탐지됐다.

이번 사격에서 눈에 띄는 것은 초대형 방사포 연발 사격 시간을 20초로 단축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해 8월 24일, 9월 10일, 10월 31일, 11월 28일 모두 4차례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했다. 연발 사격 시간은 1차 17분, 2차 19분, 3차 3분, 4차 30초였다. 이번에는 10초가 단축된 20초로 나타났다.

TEL에는 원통형 발사관 4개가 탑재돼 있어 이론상으로 4발을 연속 사격하는 데 최소 1분이 소요된다. 그만큼 기습 발사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장을 찾았다고 3일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요한 것은 발사 간격이 20초 정도라고 했으니 지난해 11월 28일 연포에서 발사했을 때 김 위원장이 대만족한 30초보다 더 향상돼 연발사격이 가능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리고 지난해 4차례 발사가 모두 시험발사였다면 이번에는 운용부대에 배치돼 실제 화력타격훈련에 참가했으니 실전배치와 양산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이젠 우리에게 실체하는 위협이 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북한이 지금 왜 이 타이밍에 했나 하는 문제는 동계훈련의 일환이니 대내적 의도라고 본다”며 “지금 북한 입장에서 보면 남 생각하고 고려해줄 처지나 여유가 없다. 자기 앞가림하기도 바쁜 판국”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한마디로 ‘북한은 계획이 다 있었구나’라는 것이다”라며 “(김 위원장은) 2020년은 경제5개년전략을 마무리하고 당창건 75주년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 경제 중심의 정면돌파전을 해나갈 것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위력을 인민과 군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미 정해진 계획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평통은 이번 김정은 현지지도 화력타격훈련을 보도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도발적인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초대형 방사포 발사가 대외 메시지를 표출하기 위한 도발이라기보다 군사력 강화와 내부 기강잡기 및 사기진작 등을 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다는 소식을 전하며 리만건 조직지도부장과 박태덕 농업 담당 당 부위원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10개월여만에 주재한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당 서열 1순위 부서인 조직지도부 수장을 이례적으로 공개 해임한 것은 내부 기강잡기의 신호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노동신문은 3일 ‘인민을 위하여 멸사복무하자’ 정론을 통해 북한에서 간부들을 ‘일군’(일꾼)이라고 부르는 의미를 강조하며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면서 특권과 특세를 부리는 사람, 그 무슨 교양자의 티를 내면서 내리먹이는 식, 들이먹이는 식으로 관료주의를 부리는 일군들을 볼 때 가슴아파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북한의 동향에 대해 김 교수는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엔진시험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본다. 이 엔진이 무엇이든 간에 새로운 ICBM과 연관된 것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모라토리엄 상황에서 ICBM을 실제 발사하는 것은 지극히 마지막 카드라는 점에서 쉽게 새로운 ICBM을 발사까지 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엔진실험 이후 10월10일 당 창건 75주년 퍼레이드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ICBM급 미사일을 가지고 나오는 것 역시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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