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코로나 극복'을 위한 정치권 제언을 듣다
민주당 "홍콩처럼 156만원씩..." 통합당 "'핀셋' 대책 필요"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적신호 비상이었던 대한민국 경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더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도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출·생산·소비에 모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과 기업에 가해지는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향후 코로나19 확산이 안정기에 접어든다 해도 붕괴된 소비경제와 원상회복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끝을 가늠할 수 있는 코로나19의 공포와 민생 극복 방안, 정치권과 전문가들에게 제언을 구해보았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분배부터 '청정구역 회복'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처방까지, 정치권이 지향해야 할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국회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동민 간사는 홍콩의 사례를 들어 '긴급재난소득'의 적극적인 검토를 주장했다.

   
▲ (왼쪽부터) 기동민 김영호 민주당 의원 김광수 민생당 의원 김종석 통합당 의원./사진=각 의원 SNS

기 간사는 "추경도 추경이고 재정건전성도 봐야하지만, 하강 국면이 예상될 땐 선제적이고 과감한 조치와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홍콩이 했던 것처럼 우리도 긴급재난소득을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이 약 11조 들여 만 18세 이상 영주권자 모두 156만원씩 지급했듯이 우리도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민들에게 일정액수를 균일하게 지급하되 긴급재난소득이 필요없는 상당 숫자들은 기부 형태 등 저소득 취업계층에게 혜택이 가도록 하는 자발적이고 역동성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코로나19 대책특위의 김영호 의원도 미디어펜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추경안을 비롯해 민간의 '착한 임대인 운동' 캠페인 확산도 좋지만 이런 단기 대책과 함께 저소득 소상공인 사회안전망의 제도적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치권에서는 법률과 예산을 통해 소상공인의 소득증가를 지원하는 정책뿐 아니라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즉 국민연금보험료 부담 인하, 고용보험가입 촉진 등의 방안과 같이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촘촘하게 제도정비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임금노동자에 비해 자영업자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감염사태를 겪으면서 임금노동자와 소상공인의 소득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국회 코로나19 대책특위의 민생당 소속인 김광수 간사는 시급한 추경 편성에 집중했다. 그는 지난 6일  '코로나19 민생 지원법(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택시 등 운수종사자에 대한 안정 자금 지원 법안과 임대인들의 상가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대해 정부 지원을 법제화하는 법안이다.

김 간사는 "오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하는 시기로 가면 자영업자·영세상공인 중심으로 거의 부도 직전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 전망하며 신속한 추경 편성과 배분을 강조했다.

   
▲ 정부가 코로나 사태에 대한 긴급 대책으로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했다./사진=연합뉴스

수출입에 직격탄을 맞은 대기업에 대한 대책으로 기업 규제 완화에 대해 질문하자 김 의원은 "이 사태로 인해 대기업 중심으로 규제 완화 요구가 빗발치리라 생각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 중심의 규제 완화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중복 규제는 철저히 검토해야겠지만 일정하게 필요한 규제는 유지해야 한다"고 일관성을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감염 공포로 병원 치료에 소극적인 현 상황을 우려하며 "병원에 환자가 거의 없고 지역의 의료인프라 붕괴가 심각히 우려된다"며 "추경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에서도 '정부의 지원'이라는 정치권의 통상적인 방안을 주장했다. 하지만 좀 더 '톤다운'된 '핀셋' 대책을 주문하며 추경과 같은 단기적 처방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유시장 경제정책 전문가 김종석 통합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한국경제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한 기저질환에 코로나라는 외부 충격이 가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추경예산안은 선거를 앞둔 '선심성 쿠폰 뿌리기'라고 냉철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보다는 '핀셋'으로 고통과 어려움이 집중돼있는 골목시장,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이 다만 3~6개월이라도 버텨낼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임대료 일단 동결 내지 6개월가량의 '시한적' 감면 등 '세금 부담 인하'를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한국경제의 기저질환 해소, 즉 국가 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하는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혁이 우선"이라며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사회주의적 경제 정책의 대전환을 주문했다.

한편, 경제·정치 평론 및 전문가들로부터는 이구동성으로 일관성 있는 제언이 잇따랐다. 다소 '이념 집착 증상'이 보이는 사회주의 경향의 경제정책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경제 패러다임의 획기적인 대전환이 시급하다는 일성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 교수는 "코로나19로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심지어 마스크 구입도 자유의사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는 여론조사는 이제 설명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섰다"며 "지금 단기적으로는 추경 편성 시 소득보전, 생계보전 중 '생계보전' 지원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득보전으로 가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 경제전문가는 한국 경제 회복은 한국이 '청정 지역' 지위를 회복해야 가능하다고 전망하며 지금이라도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사진=연합뉴스

신 교수는 "소주성으로 골병 든 경제가 아예 '풍'을 맞아 회복이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며 "일종의 이념에 대한 집착으로 경제정책을 추진하면 곤란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장 핵심은 '외국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갖게 해선 절대 안 된다며 "소주성이라는 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정책이 아니다. 사회주의 추구적 경제 정책은 외투자 입장에선 '급진적 좌파 이론'에 물들었다는 생각에 투자를 꺼리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과 감정적으로 대립할 필요도 전혀 없다"고도 덧붙였다.

100여개국이 한국인 입국 금지 및 격리 조치를 취할 때는 침묵으로 일관하던 정부가 유독 일본의 조치에만 예민하게 반응한 점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제일 근본적으로 한국이 '청정구역' 지위를 회복해야 경제 극복도 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가장 본질적으로 새로운 오염원의 유입을 막고 내부 확산을 막아 한국이 청정 지역이 되는 것만큼 해결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발원지인 중국 입국 조치를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주25시간제, 최저임금제 등 기업 규제 철폐가 시급하다"며 "마스크 '배급'에만 신경쓰는데, 공급·수요에 맞게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정부가 개입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예산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것을 수차례 강조하며 "경제에서 선수는 결국 '기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기업이 열심히 뛰도록 해야하고 배분은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는 제발 시장에 간섭만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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