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와 주요 기관들, 원유수요 감소와 유가전망치 하향 조정
   
▲ 원유 채굴장면 [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추가 감산 합의가 불발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 조짐마저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30년만의 대폭락'을 기록했다.

향후 전망도 어두워,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주요 기관들은 향후 원유수요 감소를 예상하며 유가전망치를 줄 하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악화도 우려된다.

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급락한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쳐,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걸프전 당시인 지난 199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2시49분 현재 배럴당 23.83%(10.79달러) 하락한 34.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IEA는 지난달 월보에서는 올해 하루 80만 배럴 정도의 수요증가를 예상한 반면, 이달에는 거꾸로 9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고, 특히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원유수요가 일일 73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석유 가격 전쟁이 시작됐다"며, 2분기와 3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30달러로 낮췄고, 최저 2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OPEC과 러시아의 가격경쟁 여파가 심각하다며, 2020~2021년 유가 전망을 각각 배럴당 32달러, 41달러로 종전 64달러, 67달러에서 '반토막' 수준으로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유가가 장기적으로 배럴당 20달러 이하가 될 것으로 예측했고, 소시에테제네랄은 2분기 브렌트유 가격을 기존 예상치에서 25달러 낮은 배럴당 30달러로 제시하면서, 2020년 공급과잉 현상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유가하락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하락하면, 중동 산유국의 세수는 국내총생산 대비 2~4%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다만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은 정부계 펀드로 이를 흡수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중동 산유국의 재정균형에 필요한 유가는 배럴당 35달러 이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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