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위한 막판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전 당원 투표에 앞서 내부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10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갖기로 한 것이다. 연합정당 불가피론으로 무게추가 쏠린 가운데, 사실상 잡음을 잠재우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9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전 당원 투표 실시 건과 관련해서 10일 의총을 열어 의견을 수렴한 후 다시 최고위에서 결정하기로 했다”며 “원래는 의총 없이 가려고 했으나 의원들 전체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할 정도로 사안이 중대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비례정당참여는 ‘기정사실화’로 보고 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현실론으로 볼 때 참여할 것 같다”면서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비례연합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의석 확보에 더 유리하다는 쪽으로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민주당은 정의당의 참여 여부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정의당 없이 연합정당을 구성할 경우 ‘진보진영의 집결’이라는 명분을 잃을 수는 있지만, 자칫 정의당이 합류하면서 의석 지분싸움이 발생할 경우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도 “디테일 문제에서 악마가 올 것”이라면서 “항상 정당은 지분 문제, 처음에 국민들을 향해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실제 테이블에 앉으면 지분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주당 내에서는 연합정당은 미래한국당과 다르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통합당은 대기업이 골목상권에 침투한 것이지만, 민주당은 골목상권을 연대해 조합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차이가 분명하는 논리다.

정의당의 참여여부가 의석수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와 관련한 의석수 계산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아일보’에 따르면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정의당 없이 민주당이 비례대표 연합정당에 참여하면 연합정당은 17석,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9석을 얻는다. 정의당이 참여하면 연합정당의 의석수는 22석, 미래한국당은 18석이 된다. 실질적으로 정의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연합정당 창당을 통해 미래한국당의 교섭단체 구성을 막을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YTN라디오에 출연해 “한국 정치의 민심의 역동성, 그것을 전문가들이나 여론기관이나 다 엎었던 경우가 대단히 많지 않은가”라면서 “민심의 역동성을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공포감 조성”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굳이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아도 자기들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아무 지장 없답니다”라며 “결국 정의당에 참여를 권하는 것은 그저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원래 어느 당에게 몇 석을 주느냐는 유권자들이 결정하는 겁니다. 하지만 양정철은 그걸 자기가 결정할 수 있다고 믿죠. 어차피 그에게 유권자는 자기가 깔아놓은 판 위에서 노는 봉이니까요”라면서 “참으로 무섭게 방자한 생각이죠. 두고 봅시다. 과연 유권자가 봉인지...”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