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의원총회,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 의견 청취
험지인 PK와 일부 수도권에서 반대 목소리 역력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10일 오후 의원총회를 갖고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한 가운데, 당의 험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과 수도권 일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 4시부터 의총을 하면서 한두 시간으로 정하지 않고 충분히 의견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연합정당 찬반 여부에 대해 “예측하긴 어렵다”면서 “변수도 많이 있고, 지역에 따라서 차이도 있고 당원들이 직접적으로 의견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의원들한테 보내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 정말 다양한 변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일 전당원 투표를 한다는 것까지도 의논한다고 지금 이야기하고 있다”며 “오늘 의총으로 충분히 의원들 이야기를 듣고 다시 최고위원회의를 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월 13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하지만 의총을 앞두고 PK와 수도권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나섰다. PK는 민주당의 험지이며, 수도권은 작은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여부가 선거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남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두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 개인 의견은 당이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는 게 정답”이라며 “사실은 비례대표에서 우리가 얻지 못하는 의석을 지역구에서 얻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금 어떻게 보면 워낙 진영 논리가 첨예하기 때문에 중도의 표심이 참 중요하다”면서 “우리들이 원칙을 좀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위기감이 개인적으로 든다”고 지적했다.

부산 공동선대위원장인 김영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한다”며 “저쪽이 생각지도 못한 꼼수를 부렸다고 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그는 “비례연합정당이 만들어지고 그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국회에 들어온다면 우리 민주당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만약 여기에 우리 후보들을 보낸다면 미래한국당과 같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이 돼버린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북구을의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명분도 약하고, 실리면에서도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며 “미래한국당의 선전을 막으려다 오히려 지역구 참패로 이어지는 악수를 두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지금 20대 총선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총 109개 선거구에서 5% 또는 5,000표 내외로 승부가 갈린 곳은 총 26곳으로 약 23%에 달한다”면서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중도층의 민주당에 대한 소극적 혹은 비판적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 수 있는 나쁜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표명한 설훈 최고위원, 김해영 최고위원에 이어 전날 박주민 최고위원도 반대로 돌아서는 등 지도부에서도 반대 기류가 형성됨에 따라 이날 민주당의 의총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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