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일부 비례대표 후보자, 부적절한 전력 논란
당외 연일 민주당 압박 이어지자 "모욕적 언급"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정의당이 당 안팎으로 비례대표를 두고 고초를 겪고 있다. 내적으로는 당선 상위 순번에 배치된 비례대표 후보들의 부적절한 전력과 함께 전문성 부족 논란에 휩싸였고, 외적으로는 연일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압박 받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된 류호정 후보는 대리게임 논란에 휩싸였다. 타인에게 계정을 맡겨 게임상 등급을 올리는 대리게임은 지난해 6월 ‘대리게임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현재는 불법이다.

류 후보가 대리게임을 한 시기는 지난 2014년이었지만, 불공정한 수단으로 이익을 취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은 “쉽게 비유하면 대리시험에 걸렸다고 보면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비례대표 1번이 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류 후보의 전력이 정의·공정을 앞세운 정의당의 정체성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류 후보는 “여성유저의 능력을 불신하는 게임계 편견을 키운 일이니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셈”이라며 “조금이라도 실망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사진=정의당 제공
이와 관련, 이정미 공동선대위원장은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류 후보가 사익을 편취하거나 이득을 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부정취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에 당 내에서도 확인됐고, 여러 가지 책임지고 사과를 했었기 때문에 당 공천심사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중요할 거라고 보진 않았던 것 같다”면서 “일단 게임 유저들께는 이런 부분에 대해 정의당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및 상습 무면허운전 전력 후보도 당선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례대표 6번을 받은 신장식 변호사는 지난 2006~2007년 음주운전 1회·무면허운전 3회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총 6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신 변호사는 고 노회찬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정의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현재 노회찬재단 이사와 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신 변호사는 지난 1일 사과문을 통해 면허 취소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한 뒤 “2007년 이후 일체의 도로교통법 위반행위는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문에 음주운전 이력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비례대표 2번을 받은 청년 영화감독 장혜영 후보는 비례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 2월 자신의 SNS에 “여러분의 둘째 메갈 국회로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남성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와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반면 당의 영입인재가 후순위로 배치되거나 아예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영입인재로 입당한 ‘땅콩 회항’ 갑질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은 당선권 경계인 8번으로 밀렸으며, 이병록 예비역 해군제독은 아예 순번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외적으로는 연일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비례연합정당’ 참여 압박을 받고 있다. 참다못한 정의당은 결국 “이제 좀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며 볼멘 소리를 내놨다.

   
▲ /사진=정의당 제공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11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정의당도 이런 정도의 사안이면 전당원 투표로 의견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며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재차 요구했다. 또 정의당이 지역구 후보 추가공모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반동적, 보복적 정치 같이 느껴지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송영길 의원은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데에는 민주당의 책임도 크지만 정의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부실상정’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자신들 당의 의석수 늘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힐난했다.

이에 이정미 위원장은 “최종 수정안을 어디서 성안했는가를 생각해보면 된다. 그 안을 갖고 갑자기 심상정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황당하게 들렸다”면서 “정의당을 이렇게 막 압살시킬려고 하는 이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진짜 정말 이렇게 정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 국민들이 진보개혁진영이 가장 큰 파이를 만들어서 국민들 편하게 해달라는 정치적 요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거기에 부응하는 정의당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강민진 대변인도 최 의원을 향해 "타 당의 결정사항에 대해 다시 전 당원 투표를 하라는 등 발언하는 것은 매우 무례하다", 송 의원의 ‘부실상정’ 발언에 대해서는 "모욕적 언급"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득표 전략은 정의당 두들기기인가"라며 "이제 좀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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