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정부지원·긴축정책, 보잇고개 탈피 위해 총력전
자동차, 해외 리스크 축소위해 집중…국내시장 '선방'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국내 산업의 큰 역할을 차지하는 항공과 자동차 분야에 충격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직격탄을 맞아 긴축경영에 돌입한 항공업계는 악재가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 국내 전방위 산업으로 연결되는 자동차는 국내에서는 큰 타격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해외시장 때문에 낙관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마케팅 전략 등을 동원해 난국돌파에 힘을 쏟고 있다.

   
▲ 대한항공 정비본부 직원들이 기내 소독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당분간 지속될 악재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국내 상황은 좋아지고 있는 자동차 업계는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총 126개국이다. 이런 입국제한 국은 매일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고 항공업계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로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취항 30년 만에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대한항공은 인천~나리타 노선만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10개 노선 중 2개 노선만 남겨두기로 했다. 또 진에어는 이날부터 5개 전 노선을 잠정 중단했다.

이 밖에도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은 일본 노선 비운항으로 국제선 노선이 없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29년만에 승객 급감과 함께 입국 절차 강화등으로 태국노선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여파는 대형항공사의 장거리 노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매출액 비중의 30%를 차지하는 미주 노선을 감편하거나 운항 중단을 결정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유럽노선을 축소했다.

하늘길이 막히자 운항하지 않는 항공기를 세워두는 주기장은 가득 찼고 항공사들의 손실만 키우고 있다. 

이에 업계가 직접 나서 유동성위기 돌파를 위한 위기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비용절감에 나섰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거나 임원진 임금 반납하고 단축근무를 시행하는 등을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의 조종사들은 무급휴가에 돌입한 곳도 있다. 

이런 항공사들의 자구책에도 경영난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지난달 17일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산업은행의 대출심사절차를 거쳐 최대 3000억원 내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분간 항공업계의 악재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정부의 지원도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당장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소강국면에 접어들지도 예상이 되지 않아 올해 계획에 대한 목표달성을 예상하기 힘들어졌다"며 "우선은 방역에 중점을 두고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며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잦아지면 이후의 상황은 그때 재확인 하고 계획을 수정해야 될 것이다"고 전했다. 

또 이번 코로나19 여파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자동차업계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앞서 중국의 부품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공장 가동중단에 들어간 바 있다. 현재는 정상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팬더단계가 선포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큰 자동차산업인 만큼 글로벌 시장위축은 해외실적 부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미국 자동차부품 공장 [사진=현대모비스


이중 자동차 시장의 글로벌 격전지인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며 업계가 긴장을 늦추기 못하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 기준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1004명으로 집계 됐다. 

워싱턴주에는 27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24명에 달한다. 지역별 확진자 규모는 △워싱턴 279명 △캘리포니아 178명 △뉴욕 173명 등이다.

기아차 공장이 자리한 조지아주에서도 1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현대차 공장이 있는 앨라배마 주위의 테네시주, 루이지에나주 등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탓에 현대·기아차는 긴장을 조금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앨라배마 공장 37만대, 조지아 공장 34만대 수준으로, 싼타페와 쏘렌토 등 현대·기아차 대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텔루라이드가 선전하며 미국시장에서 소폭이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이런 성장세에 재동이 걸릴 우려가 있어 현대·기아차 내부적으론 코로나19 확산 추이만 바라볼 뿐이다.

다만 국내시장의 경우 정부가 개소세인하를 통해 침체된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며 시장침체 분위기를 방어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을 꺼리고 있어 내수 자동차 산업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중교통의 이용자재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동하려는 인구가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흡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디자인학과 교수는 "코로나19사태로 비대면 마케팅의 강화되고 있고  소비자의 딜리버리서비스 이용 빈도가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이를 소화하기 위한 자동차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의 위기상황을 잘 극복해 나갈 여건은 갖춰졌기 때문에 글로벌 상황에 대한 위기에 잘 대응을 한다면 자동차 산업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CFA는 "자동차 분야는 대표적인 경기소비재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감하지만 수요 자체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대기수요 형태로 누적이 되는 특징이 있다"며 "금리 인하와 소비 부양책 시행 등으로 구매 환경이 개선될 경우 대기 수요가 실수요로 전환되기 때문에 결국 하반기 수요 반등이 나타날 것" 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