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0.75% 전격 인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전격 인하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깜짝 인하한 것을 두고 시장에선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다만 경제전문가들은 한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데 효과적일 것인지에 대한 분석을 두고선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임시 금통위 회의를 소집해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이어 12년만이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포인트)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포인트) 두 차례뿐이다.

금통위는 이날 금리인하 조치 외에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현재 연 0.50~0.75%에서 연 0.25%로 인하하는 유동성 공급에 대한 조치를 추가로 내놨다. 또 향후 금융기관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대비해 환매조건부매매(RP) 대상증권에 은행채를 추가하기로 했다.

한은이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에 나선 것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실물경제 위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이날 의결문에서 “지난(2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우려가 심화됐다”며 “또한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한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데 효과적일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재정은 이미 관리재정수지가 –3%를 넘어섰고,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1%를 넘어서는 한계에 달했다”며 “결국은 통화정책을 통해서 어려워진 기업 등에 금리비용 부담을 낮춰줘야 만이 경기가 심하게 추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은 “지금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함께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으로 풀이된다”며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서 경기가 회복된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고 경기부진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써 동원가능한 정책수단들을 다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국제적으로 보조를 맞췄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이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한은의 금리인하로 자본유출이 생길 수 있고 환율이 올라갈 수 있다. 또한 대표적인 자산거품인 부동산이 빨리 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당장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주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부도가 날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등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현재 ‘생존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돈을 더 빌려준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이 쓸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