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온라인 신차 론칭·판매· 잇달아 진행
가전, 온라인 비중 확대…비대면 쇼핑 문화 확산
[미디어펜=조한진·김태우 기자]코로나19가 꾸준히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판매·마케팅 전략이 바뀌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온라인 토크쇼 형식의 신차 발표 행사가 도입됐고, 가전시장은 온라인 판배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가전제조사들의 '비대면'(언택트) 마케팅이 활성화 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 시장 지형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크로스오버유틸리티 XM3 사전계약 사이트. /사진=르노삼성 홈페이지 캡쳐

자동차 온라인 마케팅 봇물…새로운 가능성 확인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 XM3 출시한 르노삼성자동가 비대면 마케팅효과를 극대화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XM3 역대 최고의 사전계약대수를 기록했고, 1만대가 넘는 계약대수를 보이며 인기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말 XM3 사전계약을 시작하면서 자사 홈페이지에 XM3 온라인 청약 채널을 개설했다. 이달 3일까지 XM3 사전계약 대수 5500대 중 약 20% 규모인 1000여건이 온라인 청약 채널을 통해 계약이 이뤄졌다. 

온라인 청약 채널은 소비자가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서 차량 및 선택품목을 선택·결제하는 방식으로 르노삼성차가 지난 2016년 QM3 출시 당시 첫 도입한 것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2016년 국내 완성차 업계 처음으로 온라인 청약 채널을 도입했으나 사전계약을 시행하지 않았다"며 "이후 클리오 출시 때도 온라인 청약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었는데 이번 XM3를 출시하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신차출시 자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신형 쏘렌토'를 소비자들에게 공개했다.  지난 17일 기아차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절벽에 부딪힌 자동차 시장 타계를 위해 '온라인 론칭'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신형 쏘렌토' 비대면 온라인 론칭 행사를 통해 국내업계 최초로 신차 마케팅을 시도한 것이다.

   
▲ 기아자동차가 온라인 중계를 위해 4세대 쏘렌토 출시행사를 사전녹화하고 있다. /사진=기아차

이 행사는 성공적이라고 평가가 나온다. 기아차 유튜브 기준 700여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100여명의 시청자가 몰렸고 포털 네이버는 3만6000여명 이상의 시청자가 신형 쏘렌토 론칭을 함께했다.

론칭 행사는 기아차 내부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첫 온라인 생중계로 기존 형식을 파괴한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됐다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글로벌 최초로 7세대 신형 아반떼를 온라인 공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는 무관중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온라인을 통해 시청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만 완성차 시장 특성상 고가의 소비재 제품인 만큼 실물을 본 다음에 구매가 결정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아직 완벽한 마케팅체재의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마케팅에으로의 시스템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의 대형 제품인 만큼 소비자들은 실물을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한 뒤 구매결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자동차 시장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접하거나 구매결정을 하는 비중이 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앞으로 더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비대면 온라인 가전 판매 비중↑…장기 불확실성은 부담

코로나19가 가전시장의 판매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판매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건강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이 위생 가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소비자 구매 패턴의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8주차(2월17일 주)와 9주차(2월24일 주)를 기점으로 온라인 구매 비중(매출액 기준)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조사를 살펴보면 8주차에는 가전시장 온라인 구매 비중이 65%까지 치솟았다. 9주차(2월24일 주)에도 온라인 61.7%, 오프라인 38.3%를 기록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전 시장의 온라인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사태 전까지는 온·오프라인 판매 비중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이 같은 판매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비대면 구매를 선호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GfK는 “전년 동기간 대비 온·오프라인 성장률 변화를 보면, 올해 눈에 띄게 부진한 실적을 보인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매출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생가전에 대한 관심과 구매도 늘고 있다. 신가전으로 불리던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건조기 등이 필수가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 LG전자 모델이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특히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공기청정기를 키워드로 한 지난달 정보량은 16만724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9723건) 대비 139.87%가 급증했다. 2월 들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위생가전 판매도 급증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그랑데 AI 건조기는 지날 1월 출시 후 한 달 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의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의 자난달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0%가 증가해 사상 최대를 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가전 제조사들은 최근 바이러스 살균 기능과 초미세먼지 제거 등을 강조하며 위생가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판매와 위생가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장기적으로 가전 제조사들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올해는 지난해 보다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전체 시장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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