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지난 18일 폐렴 증세로 영남대병원에서 숨진 17세 정모 군은 열이 40℃가 넘는 상황에서도 구급차 한 번 못 타본 채로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후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정군은 코로나19 사태로 의료 체계에서 배제된 전형적인 희생자라는 평가다. 

정군 부모는 아들 상태가 악화하자 지난 13일 오후 5시께 경산중앙병원을 세 차례 찾아가 상급 의료기관 전원 소견서를 받았다.병원에 구급차를 요청했을 때 모친이 확인한 체온은 42℃였다고 한다.

정군 어머니는 "세 번째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호흡 곤란 증세로 실신 직전이었다"면서 "병원 구급차를 태워달라고 요청했는데 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안심병원인데도 발열 환자를 따로 두는 곳이 없었다"며 "두 번째로 병원에 갔을 때는 차 안에 앉은 채 링거를 맞아야 했다"고 말했다.

정군은 아버지가 직접 운전한 차로 18㎞ 떨어진 영남대병원까지 이동했다. 평소라면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퇴근 시간과 맞물려 약 1시간 걸렸다는 게 정군 부모의 설명이다. 

정군 아버지는 "비상등을 켠 채 다리를 덜덜 떨며 운전해서 영남대병원에 갔다"며 "구급차에서 산소호흡기라도 꼈으면 몸이 이 정도로 상하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남에게 피해 주기 싫어서 규정을 준수하려고 했다"며 "바로 상급병원으로 달려갔으면 고통도 없었을 테고 이 지경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경산중앙병원장은 "그 당시 약간 숨이 차다는 정도였고 부모님 차가 있어서 아무래도 그걸 타고 가는 게 더 빠르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의심이 되는 상황이었으면 병원에서 보호복을 입고 구급차로 이송을 해주거나 119에 신고를 해줘야 하지 않았나 싶다"며 "조치가 매끄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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