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 충격 커지는 상황에서 보유세 폭탄까지
소득 없는 은퇴 고령자 경우 보유세 부담 부작용 우려도
   
▲ 사진은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위축이 가속화 되면서 강남 부동산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보유세 부담, 대출 규제까지 삼중고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23일 강남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강남 일대에서는 주택 보유 부담을 느끼는 집주인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 당장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대다수가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아 매도 시기나 세금 등을 문의했다.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지의 공시가격 인상률이 두드러졌다. 

강남구(25.57%)와 서초구(22.57%), 송파구(18.45%)가 나란히 전국 시·군·구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1∼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시장과열로 인해 신규 및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한 점이 올해 공시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최대 80%까지 높임에 따라 서울 강남 3구 등 주요 아파트들의 공시가격은 최대 40%까지 급등한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 서울 서초구의 인기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한 채를 소유할 경우 보유세가 1600만원이 넘는다. 대형이나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보유세로 수천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강남 일대에 아무리 현금 부자가 많다 해도 수천만원에 이르는 보유세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중론이다. 

코로나19로 경제 충격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유세 폭탄까지 떠안은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소득으로 보유세 부담이 힘들다는 ‘보유세 푸어’(Poo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소득이 없는 은퇴고령자나 주택 투자에 ‘올인’한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일부 다주택자들은 전세를 반전세로 전환해 월세 수입으로 보유세를 충당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강남 일대 집주인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 악재로 집값 하락이 우려되는데 보유세 부담까지 늘어나며 집을 팔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경기 위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처분소득을 줄이는 부동산 세금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은 결국 매도 물량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집을 팔겠다고 내놨는데 안 팔리면 결국 보유세를 내기 위해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결국 세입자들이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특히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은퇴자 분들에게는 보유세 부담이 크게 작용해 부작용도 우려된다”면서 “종부세,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매물들이 5, 6월 꾸준히 등장하며 매물은 늘고 호가는 떨어지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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