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정당 '단독 드리블'에 군소정당 결국 폭발
"사기당했다" "불쌍한 노인들 우롱" 등 원색 비난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두고 ‘단독 드리블’을 이어가면서 안팎으로 불만이 터지고 있다. 심지어는 진보진영에서조차 민주당의 행태를 두고 “아베보다도 더 나쁜 짓”이라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당초 민주당은 진보진영 시민사회 원로들이 다수 포함된 ‘정치개혁연합’과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친문 성향의 ‘시민을 위하여’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정치개혁연합은 더불어시민당을 향해 “또 하나의 꼼수 위성정당 프로젝트”라면서 민주당에 대한 일체의 기대를 접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 구성을 논의하다 배제된 미래당은 공개적으로 ‘민주당 때리기’에 나섰다. 급기야 고민정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 광진을에 당 대표가 직접 ‘회초리’를 자처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사진=오태양 공동대표 페이스북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 일부 지도부의 속임수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민주당에 배신이 아니라 사기를 당했다”고 밝혔다.

오 공동대표는 광진을 출마에 대해 “광진을은 중도무당층, 청년층, 호남층이 3대 유권자층인데 마음을 못 정한 분들이 많고, 3자 구도로 재편해서 캐스팅보트를 가져오는 게 목표”라면서 “확실한 건 현재 위성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집권여당에게 회초리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지만 비례대표 공천에서 배제된 군소정당들도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최배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전날 “아쉽게도 두 정당에만 배분하게 됐다”면서 시민당에 참여한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 4개 군소정당 중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에만 비례 의석을 배분했다.

가자평화인권당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철저하게 강제징용 정당을 이용해먹고 헌신짝처럼 버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불쌍한 노인들을 이렇게 우롱할 수가 있는가. 지금 민주당이 하는 행태는 일본 아베보다도 더 나쁜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1대 총선에 가자평화당 전국 비례대표를 내고 국민들에게 호소할 것이다. 선거 기간 동안 민주당 당사 앞에서 연일 기자회견과 집회로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가자환경당도 입장문을 통해 “파트너가 아닌 일방적 심사 대상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면서 ‘원외 군소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겠다’는 당초 목적을 깬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열린민주당이라는 또 하나의 위성정당으로 인해 민주당 비례 후보들과 더불어시민당 간 ‘순번’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열린민주당이 6~7석 가량의 비례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불어시민당의 후순위에 배치된 민주당 비례 후보들의 낙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더불어시민당 창당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최배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연합정당의) 취지가 공익에 부합하는 정당들을 대상으로 해서 검증 과정을 철저하게 거치겠다(고 했다)”며 “국민에게 아무 후보나 낼 수 없잖나. ‘비례 1석도 못 줄 수 있다’는 합의를 받고 녹취도 했다”고 반박했다.

최 공동대표는 “그쪽에서 보낸 후보들이 다 결격 사유가 생겨서 된 것이다. 해 주려고 하더라도 할 수가 없었다”면서 “예를 들면 (결격 사유에) 사회적인 물의를, 그러니까 우리가 일반적인 기준에서 봤을 때 사회적인 물의를 크게 일으킨 경우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비례 후보들이 후순위 배치에 불만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도 “11번부터 20번은 민주당이 제안한 것”이라며 “후보들은 그럴 수 있는데, 그건 민주당이 정리해야 될 문제다. 우리가 할 문제는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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