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미성년자 포함한 여성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평소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력 정치인·연예인 등과 친분이나 인맥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연합뉴스는 사이버상의 불법 성착취물 유통 실태를 잘 아는 제보자 A씨를 인용해 조씨가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방 중 한곳에서 유명인사 관련 풍문이나 미확인정보 등을 수집하고 유포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가 제보한 대화방 기록엔 조씨가 이날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피해자라고 밝혀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 △김웅 프리랜서 기자 이름이 과거에 이 대화방에서 모두 언급됐다. 대부분 쉽게 믿기 어려운 내용이며, 조씨가 대화 내용을 교묘하게 조작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채팅방에서 "내가 손석희랑 형동생 한다"며 "말은 서로 높이지만, 심심하면 전화를 건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른 참여자들이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JTBC에 가서 '박사장님 심부름 왔다'고 하면 비서가 내려와 사장실로 안내해준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윤 전 시장에 대해 "예언 하나 한다. 광주시장 터질 것"이라며 "사기를 또 당했는데 신고를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에 대해서도 "KBS에서 정보를 싹 주던 게 웅이"라며 "PD한테도 말해둬 메이저 언론사 모두 프락치는 있다"고 게재했다. 이밖에도 조씨는 대화방 참여자들에게 여러 유명인들의 이름을 대며 자신의 인맥과 정보력을 자랑했다.

모 유력 정치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약점을 잡고 직접 구워삶으려고 연락을 취했다가 역풍을 맞고 X될 뻔했다"며 "그걸로 내 직원 둘이 잡혀서 자료를 들고 냅다 도망쳤다"고 언급했다는 부분도 있다. 또한 '유명 연예인 아내로부터 의뢰를 받고 룸살롱에 다닌다는 사실을 캐냈다'거나 '모 미성년 연예인의 부모를 협박했다'고도 한 적 있다.

조씨는 텔레그램 방에서 여러 여성 연예인들을 거론하며 이들을 자신이 '노예'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에게 고위층인 척하고 접근해 음란 영상을 찍게 시켰고, 곧 영상을 풀겠다"고 예고하거나 "유명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영상을 가지고 있는데, 자료를 다 풀면 대한민국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것"이라고까지 떠벌렸다.

올해 초 유명 연예인 휴대전화 해킹 사건 당시에는 이를 자신이 자행한 것이고, 협박해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조씨는 성 착취물 이용자들에게 자신을 '흥신소를 운영하다가 중국으로 도피한 74년생 남자'라며 "돈 되는 건 다 한다. 정치인 돈도 많이 뜯었다. 아는 게 정보이며 힘이고 돈"이라고 허세를 부렸다.

한편 경찰은 조 씨가 이날 송치 과정에서 실명을 언급한 세 인물이 성 착취물과는 무관한 다른 피해 사실이 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손 사장과 윤 전 시장, 김 기자를 각기 다른 사건의 피해자로 조사 중"이라며 "당사자들이 어떤 동영상을 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켜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