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4개 지방은행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자산건전성 약화 우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지방은행과 보험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 마저 신둉등급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 시중은행 점포 내 창구/사진=미디어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금융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하향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5일 부산은행, 대구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 등 4개 지방은행의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 조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4개 지방은행은 코로나19 확산의 직접적 피해 지역이거나 관광, 서비스, 식음료, 유통 업종의 중소기업에 대한 익스포져가 높아 자산건전성 약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글로벌 무역 둔화 또는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제조업 부문에도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은 특성상 지역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여신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전체 대출규모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부산은행 59.0%, 경남은행 60.9%, 대구은행 62.2% 등으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지방은행들의 리스크 확대와 건전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무디스는 또 IBK기업은행에 대해서 장기 은행예금등급,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의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독자신용도 등급은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무디스는 “기업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에 대한 익스포져가 높아 자산건전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무디스는 한화생명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을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 대상에 올린 바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보험권과 지방은행권은 물론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출 부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들이 경영난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것도 은행들에는 부담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자영업자나 기업들이 파산하기 시작하면 부실채권에 대한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신용도 하락으로 부실이 발생하면 금융회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융지원책들과 함께 기업의 신용도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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