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PD수첩'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이 무분별하게 유포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들여다본다. 익명의 그늘에서 발생한 디지털 성범죄. 누가, 어디서부터 시작한 것일까.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갖춘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그 속에서 왕으로 군림했던 '박사방' 운영자 박사. 그는 SNS나 채팅 앱을 통해 여성들에게 고수익 아르바이트, 모델 제의 등의 메시지로 접근한 뒤 나체 사진을 받아냈다. 여성들의 약점을 잡아낸 박사는 협박과 함께 지속적으로 음란물을 찍게 했다. 영상은 음란물 공유방 텔레그램 회원들에게 가상화폐나 문화상품권으로 거래됐고, 회원들은 환호하며 피해자를 농락했다. 드러난 피해자만 70여명. 박사에게 피해자들은 노예에 불과했다.


   
▲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국민은 분노했다. 박사뿐만 아니라 N번방 가입자들의 신원을 공개하라는 국민 청원이 25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6일 경찰에 잡히지 않을 거라 확신하던 박사가 붙잡혔다. 경찰의 신상 공개 결정에 따라 박사의 신상이 공개됐다. 25세, 청년 조주빈. 

현재 조주빈뿐만 아니라 텔레그램 내에서 무단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하고 있는 운영자들이 속속들이 검거되고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PD수첩'은 취재 과정에서 아직도 텔레그램에서 익명의 누군가에 의해 성 착취물이 공유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PD수첩'과 가담자가 나눈 대화,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

박사 조주빈보다 일찍이 텔레그램에서 추앙받았던 인물. 닉네임 갓갓이다. 갓갓은 SNS의 일탈계 게시물을 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에게 접근한 뒤 신상을 해킹해 자극적이고 가학적인 성 착취 영상을 요구했다. 피해 여성들을 노예라고 칭하며 "말을 안 들으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렇게 얻어낸 사진과 영상들은 갓갓의 N번방에 게시됐고 관전자들은 대화를 나누며 피해자들의 신상 정보를 공유했다. 

어느 날 갓갓은 N번방의 운영을 중단하고 돌연 잠적했다. 'PD수첩'은 갓갓의 행적을 뒤쫓는 도중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되기 이전부터 SNS에서 갓갓과 유사한 방법으로 개인 정보를 해킹하는 사례들을 확인했다. 갓갓의 피해자 유인과 비슷한 수법. 그는 누구일까.

MBC 'PD수첩'의 '악의 끝판, N번방' 편은 오늘(31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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