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금융위기 뛰어넘는 '퍼펙트 스톰' 직면
기업의 현장 목소리 경청해 '종합처방' 내려줘야
   
▲ 김영민 미디어펜 산업부장
어떤 병이든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환자의 생사가 갈린다. 잘못된 처방을 내렸다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길은 닫혔고, 공장이 가동을 멈췄으며, 길거리마저도 한산해졌다. 코로나19가 경제 전반을 공황 상태로 몰고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쇼크는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연쇄적으로 번지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을 마비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한 상황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경제는 생산, 소비, 수출까지 그 충격파가 커지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만큼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당장 응급조치가 될 수 있는 재정확대, 통화완화 등과 함께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도록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종합처방을 내려야 한다.

호흡이 돌아왔다고 반드시 생존한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까지 정부의 처방은 '동족방뇨(凍足放尿,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긴급처방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면역력을 길러 경쟁력까지 키울 수 있는 믿을 만한 처방전이 절실하다.

그동안 정부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기업의 경영환경을 통제하고 악화시켜왔다. 국민연금을 활용한 경영 간섭, 사외이사 임기제한 등 상법개정, 근로시간 단축,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재계는 코로나19로 입은 충격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한시적 규제유예 도입, 기업활력제고 특별법(원샷법) 적용 확대 등 정부의 종합처방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부터 경제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기업들이 외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사진=연합

먼저 기업을 옥죄던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고 그 기간 동안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면 이를 아예 없애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그 이유는 기업들이 불필요하고 낡은 규제로 인해 체력이 약해져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고 극복할 수 없는 저질 체력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업재편을 촉진할 수 있도록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업종과 무관하게 모든 기업을 위기 상황으로 몰고가고 있다. 따라서 기활법 적용대상을 모든 업종과 기업으로 확대해 사업재편 등 위기를 모면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 기업들에게 정부의 지나친 행정조사도 한시적으로 유예해야 한다. 규제당국의 행정조사는 기업에게 지나친 부담인 만큼,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이후로 미뤄주거나 축소·간소화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업종별로 위기 수준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의 세심한 지원 정책이 중요하다.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기업부담 완화,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최대 단위기간 연장, 공공기관 임대료 인하대상 대기업 포함, 교통유발부담금 한시적 인하, 국책은행 대출금 상환 연장, 대형마트 입점 점포 의무휴업 제외 등 재계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기업과의 진정한 소통으로 현장 목소리를 경청해 꼭 필요한 처방전을 내려줄 때다.
[미디어펜=김영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