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지난해 당기순손실 1008억원…BIS 자기자본비율 10.91%로 최하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 이문환 신임 케이뱅크 은행장/사진=케이뱅크
이문환 전 BC카드 대표가 케이뱅크 신임 행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10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손실폭이 확대되고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자본확충’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1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전날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문환 행장이 선임돼 별도의 취임식을 없이 2년의 임기가 시작됐다.

이 행장은 1989년 KT에 입사해 신사업개발담당, 경영기획부문장, 기업사업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18년부터는 BC카드를 2년간 이끌어왔다.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 행장 선임 배경으로 “금융ICT 융합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탁월한 전략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경영자다”며 “본질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협업형 리더로 유상증자 추진 등 케이뱅크의 현안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적임자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의 첫 번째이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자본확충 문제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KT를 통한 유상증자가 막혀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있다. 자본금도 5051억원에 멈춰있으며 지난해 4월부터는 예·적금담보대출을 제외한 신규 대출이 전면 중단됐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당기순손실은 1007억7300만원으로 손실폭이 전년(796억7000만원)보다 200억원 넘게 늘어났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2018년 16.53%에서 지난해 10.91%로 크게 떨어져 국내 은행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BIS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이 된다.

케이뱅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터넷은행법 개정안 통과로 KT가 대주주로 올라서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이다. 여야는 개정안을 4·15 총선 이후 다음 회기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전히 일부 의원들이 KT에 대한 특혜라며 반대하고 있어 통과가 불투명하다. 

BC카드 출신의 이 행장이 취임하면서 케이뱅크가 KT 계열사인 BC카드를 활용해 우회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도 한국투자증권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문제가 되자 손자회사인 한국밸류투자자산운용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겼다.

하지만 ‘꼼수’라는 비판이 불가피하고 BC카드가 단독으로 5000억원 규모 이상의 증자에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새롭게 취임한 이 행장이 우회 증자, 신규 투자자 영입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놓을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이다”면서도 “새롭게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도 있고 주주사들과 유상증자 방안에 대해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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