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지난주 처음 회동을 통해 하나ㆍ외환은행 간 조기통합 등을 논의했다. 이로 인해 정체 상태에 있던 노사 간 조기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외환은행 본점 노조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김근용 노조위원장과 면담을 했다. 배석자 없이 30분 동안 대화를 한 양측은 최근 이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통합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양측 간에 대화가 처음으로 성사된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외환 노조 측은 이번 대화에 대해 확대해석은 경계하면서도 앞으로 추가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은 내비쳤다. 외환 노조 관계자는 "2012년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을 보장했던 `2ㆍ17 합의서`에 서명한 당사자 간에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화 당사자는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노조는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대화 요청은 수차례 거절했다. 과거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노조 측은 지난 9월 임시 조합원 총회 참석으로 징계를 받은 900명에 대한 징계 철회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경영진이 노조를 배제하고 외환은행 직원들과의 대화에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조기통합 문제는 하나금융 회장과 외환은행 노조가 풀어가야 할 문제"라며 "이 같은 협상의 기본 요건이 충족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했기 때문에 그동안 대화를 거부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 노조는 지난 주말 외환은행 임직원을 상대로 조기통합, 직원 징계 문제 등에 대해 휴대폰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노조의 대응 방침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 측은 10월 말 이후 하나ㆍ외환은행 통합 이사회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