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증권업계가 규제 문제로 공방전을 펼쳤다.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고령화 저성장 시대, 금융투자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움에서 증권업계는 "정부 규제가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성토한 반면 정부는 증권업계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이날 "정부 규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골드만삭스가 못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이 국장은 "증권업계의 요구대로 규제를 풀어줬더니 증권사 직원이 자기매매의 함정에 빠졌다"며 "모 증권회사 직원은 6개월 동안 자기계좌로 무려 2만3000번의 매매를 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완화의 끝은 금융권역간의 규제를 다 없애는 것인데 증권업계에서는 은행과 맞붙을 자신은 없으니 그런 것은 싫다고 한다"며 "우리 나라의 규제가 미국처럼 완화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규제가 너무 많아서 금융업이 안 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또 "펀드나 구조화 상품 등 창의력을 발휘해서 상품을 발전시키지 않고 다른 회사 상품을 베끼니까 업계가 힘든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산업이 우리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선진금융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좀 더 혁신적인 금융환경과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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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KDI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증권회사 관리자들은 자본시장법 제정원칙 중 가장 문제가 있는 부분으로 '포괄적 업무개념 도입 실패에 따른 금융투자업무에 대한 과도한 규제(29.4%)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