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의 선행이 계속 화제다. 그만큼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을 했고, 훈훈한 스토리가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추신수가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 전원에게 1000달러씩(약 123만 원) 생계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금액은 19만1000달러, 약 2억3500만 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서 사실상 실직 상태에 놓인 마이너리거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직접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을 겪어봤고, 끼니를 거르며 식비까지 아껴 아들 기저귀를 사기도 했던 추신수가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것. 추신수는 마이너리그로부터 시작해 착실히 기량을 쌓아 메이저리그 주전으로 성장했고, 현재 팀 내 최고연봉자(2020년 연봉 2100만달러)다.

   
▲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추신수의 미담이 대대적으로 보도돼 귀감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CBS스포츠는 2일(한국시간)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활약상을 재조명했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통틀어 추신수가 최고의 선수로 손색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추신수는 어린 후배 선수들의 멘토로 유명하다. 지난해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윌리 칼훈을 도왔고, 지금은 마이너리거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주머니를 털었다"고 추신수의 선행을 높이 평가한 이 매체는 그의 성적도 돌아봤다. 

추신수는 지난해 홈런 24개를 터뜨렸고 타율 0.265에 출루율 0.371, 장타율 0.455를 기록했다. 통산 15시즌 동안 홈런 213개에 타율 0.275, 출루율 0.377, 장타율 0.488을 기록한 추신수에 대해 이 매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대단한 타자로 활약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한 부분이 통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다. WAR은 현대 야구에서 소위 '선수의 영양가'를 가장 효과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CBS스포츠는 "추신수는 통산 WAR 34.5로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 중 단연 최고"라면서 "투수 박찬호(18.1), 류현진(13.5), 김병현(11.1)이 한국인 선수로는 두 자릿수 WAR 수치를 기록했다"고 비교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선구자로 17년간 활약하며 통산 124승을 거둔 박찬호도, 지난해 최고 주가를 올리며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류현진도 통산 WAR만 따지면 추신수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이 매체는 추신수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높은 팀 기여도를 보여온 기록을 다시 들춰보면서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메이저리그 모범 스타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추신수를 '이주의 선수'로 선정해야 한다는 이색 주장도 나왔다.  

보스턴 글로브의 피트 아브라함 기자는 자신의 SNS에 "농담이 아니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추신수를 아메리칸리그 '이주의 선수'로 선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막이 연기되고 메이저리그 일정이 올스톱됐는데 '이주의 선수'를 선정할 일은 없다. 그럼에도 아브라함 기자가 추신수를 '이주의 선수'로 강력 추천한 것은 물론 그의 선행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하는 이 때, 추신수의 훈훈한 선행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화제가 될 만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추신수는 대구 지역이 한창 코로나19로 신음하던 3월 초순, 성금 2억원을 전달하며 기부에 앞장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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