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LA 다저스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37)의 끈끈한 우정이 화제다. 마틴이 미국 플로리다에 고립된 류현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캐나다 매체 'Passion MLB'는 5일(한국시간) 마틴이 류현진에게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지낼 것을 제안했고, 류현진 부부가 이를 받아들여 마틴의 집으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류현진은 토론토의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 더니든에 발이 묶여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연기되고 캠프가 폐쇄됨으로써 류현진은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캐나다 정부의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로 연고지 토론토로 가지 뭇하고, 한국 귀국을 하자니 5월 출산 예정인 아내 배지현의 장거리 비행에 대한 부담과 재입국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LA 다저스에서 좋은 배터리 호흡을 보였던 러셀 마틴과 류현진. /사진=LA 다저스 SNS


최근 들어 플로리다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아졌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류현진이 딱한 상황에 놓인 것이 알려지자, 전 동료 마틴이 나섰다.

'Passion MLB'는 "마틴이 류현진의 어려운 사정을 전해들은 뒤 류현진에게 연락해 자신의 플로리다 집에서 지낼 것을 제안했다. 류현진 부부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플로리다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출산을 앞두고 있는 류현진 부부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마틴의 플로리다 집에서 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마틴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출신으로, 현재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후 류현진과 마틴은 나란히 FA가 돼 다저스를 떠났는데, 류현진이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한 반면 마틴은 아직 새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류현진이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오르고 사이영상 내셔널리그 투표에서 2위을 차지한 데는 마틴의 도움이 컸다. 둘은 환상의 배터리 호흡을 자랑했다.

류현진은 마틴과 배터리를 이룬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보다 훨씬 빼어난 피칭을 했다. 류현진의 당일 컨디션과 구위를 빨리 파악하고 상태팀 타자들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마틴의 노련한 리드가 큰 도움이 됐다.

이번 일로 류현진의 평소 동료들과 관계도 알 수 있다. 팀 동료였다고 해서 자신의 집을 내주기는 쉽지 않은 일. 마틴이 류현진을 돕겠다며 선뜻 집까지 제공한 것을 보면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핵인싸'였던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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