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 경험…코로나19발 대내외 경제 위기 악영향 우려
과열 양상 보일 경우, 정부 앞서 과열된 '수원' 등지처럼 규제 칼날 들이댈 가능성도
   
▲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전경으로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수원‧용인‧성남시(수용성)를 달궜던 규제 풍선효과가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옮겨붙은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하는가 하면 청약 열기 또한 여느 때보다 뜨겁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송도국제도시서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평균 72.17대 1, 최고 543대 1(전용 84㎡B)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804가구 모집에 5만8021개의 통장이 몰렸다. 

1순위 청약 이튿날부터 시작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오피스텔의 경우에도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320실 분양에 5만7692명이 몰리며 평균 180.2대 1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59㎡B의 경우 최고 56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오피스텔의 경우 청약이 발표된 지난 1일 20층대 6호 라인이 기존 분양가에서 4000만원 가량 프리미엄이 붙어 3억7000여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격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 아파트값(지난달 30일 기준)은 올 들어 6.46% 상승했다. 

e편한세상 송도 전용면적 84㎡ 34층 물건은 지난달 말 7억2800만원 손바뀜됐다. 지난 2월 초 82㎡ 25층 물건이 4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두달 사이 2억5800만원이나 가격이 껑충 뛴 셈이다. 더샵센트럴파크 96㎡ 역시 지난 1월까지만 해도 4억7000만원(8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억 가량 오른 5억5000만원(6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규제의 풍선효과가 수·용·성을 넘어 송도까지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12·16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무서운 집값 상승을 경험한 바 있다. 9억원 이상 아파트가 많지 않았던 탓에 대출 규제의 직격탄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규제의 칼날을 빗겨난 이들 지역의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2·2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용·성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 규제를 가했다. 송도의 뜨거운 부동산 열기는 수·용·성까지 옥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반사효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부진했던 점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계획이 구체화된 점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다만 코로나19발 글로벌 경제 위기 등 대내외적 상황을 감안할 때 무조건적인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송도의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았던 점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천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송도의 경우 지난 2009년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분양가보다 1억원 가까이 몸값을 내린 매물들이 대거 출현했고 완공 이후에도 불꺼진 집이 수두룩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형 개발 계획들이 금융위기로 차질을 빚고 인구 유입이 순조롭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초기 분양자들의 경우 마음 고생도 상당했던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수원의 B공인중개법인 대표 역시 “송도의 부동산 시장은 현재 GTX 등 교통호재와 비규제지역 반사효과로 활기를 띄고는 있지만 과열 조짐을 보이면 대출 등의 규제를 가하는 게 현 정권의 방침인 만큼 정부의 결정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원 등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또 “송도는 최근 신규 공급 단지의 분양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일부 대형 평형의 경우에는 9억원을 넘겨 중도금 대출이 어려운 만큼 자금 사정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송도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일대 약 53.4㎢ 면적에 조성 중인 신도시다. 인천국제공항의 배후도시로 지난 2003년부터 인천광역시 연수구와 남동구 앞 갯벌과 해안을 매립 해 서울 여의도의 17배에 해당하는 간척지 위에 건설하고 있다. 총 11개 공구로 나눠 개발을 추진 중이며 지난해까지 1·2·3·4·5·7공구 개발이 거의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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