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년 신차 시작으로 새로운 가능성 열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이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자금지원 약속 철회로 회사가 최악의 비상시국에 직면했다면서 적극적인 대응과 노력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쌍용차는 미힌드라의 지원금이 당장 필요했던 자금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복지중단과 임금삭감 등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사진=쌍용차


예병태 사장은 지난 6일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의 비상시국에 대해 사과하며 "회사는 노동조합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 요청을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고 전했다.

당초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3년간 5000억원(마힌드라 2300억원+쌍용차 자구노력 1000억원+산업은행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쌍용차는 이 비용을 당장 마련할 수 없게 됐지만 이는 당장 올해 필요한 것이 아닌 만큼 다른 방안을 모색해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2022년 수익성 확보를 위한 3개년 사업계획 상 신규 자금조달을 위해 부산물류센터 등 비 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현금확보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실제 안성 인재개발원의 매각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예병태 사장은 "회사는 노동조합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 요청을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무엇보다 직원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으로 추진 중인 복지중단과 임금 삭감 노력이 결코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혼신의 역량을 발휘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혼란스럽겠지만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주기 바라며 회사의 적극적인 대응과 노력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마힌드라는 코로나19 사태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매출이 제로에 가깝게 떨어져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그룹 설립 최초로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야 할 만금 심각한 자금 경색에 내몰린 상황이다.

이에 마힌드라가 지원 중단을 결정한 것이고 쌍용차를 포기한 것이 아니며 부득이한 상황에서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다만 당장의 급한 불을 끈다고 해도 자동차 회사의 생명줄과 같은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어떤 자구책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다는 게 쌍용차의 가장 큰 문제다. 신차가 투입되고 새로운 수요가 발생해야 자구책 역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힌드라의 추가 투자가 끊긴데다,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금도 당장 차입금 상환에 급급한 상황이 된다면 신차 개발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 아무리 기술의 발달로 신차 개발비용이 혁신적으로 줄었다고 해도 소규모회사에는 부담이다. 

신차가 출시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고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운영비용 부담으로 적자와 부채는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쌍용차는 그동안 신차에 대한 투자가 일부 이뤄져왔던 만큼 자금 마련에 최선을 다해 신차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코란도 전기차의 경우 이미 개발의 거의 완료된 상태라 추가 자금 소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근로자들이 프레임에 엔진과 전장부품들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 전기차는 기술적으로는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수도 있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전기차 보조금이 상당부분 고갈되기 때문에 출시 시점을 내년 초로 조율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 지급 규모만큼만 시장이 형성되는 관계로 물량 측면에서 쌍용차에 큰 도움이 되긴 힘들다. 하지만 분위기 전환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서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도 신차기근시절을 버텨냈고 파급력 있는 신차 XM3와 트레일블레이저를 통해 기사회생의 길을 걷고 있다. 

이에 업계 일부 에서는 내년초 출시될 SUV전기차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추가로 신차 혹은 연식변경모델을 통해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힌드라가 위기에 처해 2300억원의 자금 지원은 철회하게 됐지만 단기 유동성 위기 극복과 사업운영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향후 3개월간 400억원의 자금지원을 승인한 것을 바탕으로 올해의 난국을 잘 버텨낸다면 내년의 기사회생을 노려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병태 사장은 "코로나19가 우리의 회사를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한국을 제외한 세계 차산업 전체가 멈춰서는 등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사상 초유의 심각한 도전과 마주하고 있지만 모두 함께 힘을 모아 현재의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나가자"고 독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는 완성차 업계의 중요한 생명줄인 만큼 새로운 모델의 등장은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저조한 실적의 회사도 잘 만든 신차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만큼 쌍용차의 전기차도 분위기 전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마힌드라가 400억원 지원과 신규 투자자 모색 지원 계획을 밝혔고 쌍용차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쇄신 노력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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