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제품 판매 감소 전망…업계 대부분 타격 전망
“어려움 겪는 제도 등 해결할 수 있는 정책방향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정말 필요한 투자 이외에는 모두 홀딩된 상태입니다. 시장이 얼마나 더 악화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A기업 관계자)

#“코로나19가 글로벌 시장에 확산하면서 판매가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주요 판매처인 미국과 유럽의 사태가 장기화하면 경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2분기부터가 더 걱정입니다.” (B기업 관계자)

코로나19의 여파가 전자업계의 어깨를 점점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 올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악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물론 동남아시아에 코로나19 확산하면서 생산·유통·판매 시스템이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 영국 뉴몰든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85인치 'QLED 8K'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정보기술(IT) 완제품의 판매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의 15대 주력 수출품목의 올해 수출을 전망한 결과 △디스플레이(-17.5%) △가전(-12.0%) △무선통신기기(-11.0%) 등의 수출 감소가 전망됐다.

특히 IT시장 전반에 영향력이 큰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은 IT 업체 전반에 악영향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들은 물론, 스마트폰 의존도가 큰 부품 업체들에도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부품업체들의 경우 공급 물량 감소와 고정비 부담이 더해져 이익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상·생활 가전 시장 역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큰 미국과 유럽 시장이 흔들리면서다. 특히 TV 시장은 3년만에 역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 시장 규모를 당초 2억2540만대에서 2억35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2억2290만대)보다도 10%가량 TV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실물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이 사실상 멈추면서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악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반면 반도체는 코로나19의 악영향을 빗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데이터 서버업체 등이 반도체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향 메모리 수요는 감소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서버 제품의 수요가 늘고, 가격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 체코의 한 가전매장에서 LG전자 직원이 고객에게 LG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재계에서는 우리 수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자업계의 충격 완화를 위해 정부가 선제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은 물론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종합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유통, 판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 지원방안이라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혁민 전경련 산업전략 팀장은 “전자 업종은 앞으로가 문제다. 제도적 개선을 통해 체력을 회복시킬 수있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제도나 애로 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 투자와 고용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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