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수요위축 우려, 유가 급락은 신흥국 금융리스크 촉진 가능성
   
▲ 터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신흥국들은 경기침체 우려와 자국 통화가치 하락, 저유가의 '3중고'를 겪고 있다.

급격한 수요 위축 우려와 유가급락은 신흥국 금융리스크 촉진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산유국에 대한 리스크 대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많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내.외 수요 위축, 국제유가 하락 등을 반영해 올해 아시아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 5.2%에서 최근 2.2%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수요 감소 및 저유가 상황 지속으로 브라질과 러시아가 각각 올해 -1.9%, -0.1%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올해 신흥시장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일 것으로 예상했다.

나라별로는 멕시코가 -6.0%, 한국과 중국이 각각 -3.0%, 터키 -2.0%, 러시아 -1.5% 등이다.

또 3월 중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 610억 달러를 기록, 전달 3조 1070억 달러보다 461억 달러 감소하면서,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월간 감소폭은 2016년 11월 이후 최대다.

멕시코, 브라질 등 원유 수출국가의 외환보유고도 감소 추세인데, 아직 금액은 크지 않으나 유가 급락으로 인한 수출 위축, 환율 급변동이 외환보유고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 부채비율이 높은 신흥국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국가신용등급 하향 및 자본유출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브라질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대규모 재정 투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부채비율이 높아 재정건전성 악화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멕시코는 이웃 미국의 대폭적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면서, 유사한 수준의 역성장이 예상된다.

터키는 바이러스 확진자 수 증가세와 정책대응 여력 부족이 드러나면서, 통화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환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18.5%, 멕시코 페소화는 -25.8%가 급락했다가 4월 이후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터키 리라화는 -9.6%로 상대적 약세폭은 적어도 절대 레벨은 과거 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적정 수준의 87%에 불과하고, 실질 가용 보유액은 훨씬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가용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상황에서 리라화 환율불안이 심화될 경우, 외채 상환불능 우려로 이어지면서,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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