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대통령, 경기지사, 서울시장 모두 민주당...여당 재선 되겠다"
김은혜 "당선된뒤 '나 몰라라'하지 않아. '부업 국회의원' 되지 않겠다"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과 김병관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유세를 펼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본부장과 김은혜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8일 유세를 펼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초접전. 그리고 총력전. 

4·15 총선을 불과 7일 남겨둔 현재 성남 분당갑의 상황이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초접전 상태로 결전을 벌이는 가운데, 수성과 탈환을 노리는 여야 지도부도 모두 출동했다.

성남 분당갑은 신도시의 대표적 사례이며,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경기도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힌다. 정치적 성향도 보수에 가까워 14대 총선부터 19대까지 6번의 선거(보궐선거 제외)에서 모두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김병관 후보가 권혁세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10%p에 가까운 격차로 승리를 하면서 처음으로 진보정당의 깃발을 꼽았다.

선거 초반에는 김병관 후보가 유리했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해당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병관 후보는 45.6%, 김은혜 후보는 35.3%로 10.3%p의 격차를 보였다.

불과 10여일 뒤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바짝 추격했다. TV조선이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 해당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병관 46.9%, 김은혜 후보 44.1%로 격차를 좁혔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7~8일 해당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각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병관 후보 38.9%, 김은혜 후보 39.3%로 나타났다. 비록 오차범위 내지만 처음으로 김은혜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 된 것이다.

   
▲ 성남 분당갑의 한 사거리에 국회의원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미디어펜

   
▲ 성남 분당갑의 한 인도에서 유권자가 선거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두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듯 ‘미디어펜’이 9일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도 두 후보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김병관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집권여당의 힘’을 강조했다. 40대의 김모 씨는 “그래도 지금은 민주당이다. 경기지사와 성남시장 모두 민주당이니까 지역구 국회의원도 민주당이면 같이 일을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쇼핑몰에서 만난 20대 후반의 진모 씨도 “김병관 후보가 이번에 당선되면 두 번째인데, 경험도 있고 하니 더 일을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혜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4년 동안 변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역에서 20년동안 부동산업을 해 온 A 씨는 “김병관 후보의 개인 능력은 인정하지만, 지역을 위해서 뭘 했냐. 4년 동안 뭐 하나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다. 1993년부터 지역에 거주했다는 50대의 김모 씨도 “김병관 후보가 한 게 뭐가 있냐. 하다못해 탄천을 나가봐도 예전 그대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와 지역의 민심을 반영하듯 이날 선거유세는 양측의 총력전으로 진행됐다. 김병관·김은혜 두 후보는 물론 양당의 지도부까지 총 출동해 지원유세를 펼쳤다.

   
▲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성남 분당갑에 지원유세를 나와 시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병관 "대통령, 경기지사, 서울시장 모두 민주당...집권여당 재선 의원 되겠다"

김병관 후보는 새벽부터 시작된 출근길 인사를 마친 뒤 이어 차량에 탑승해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회색정장 차림에 어깨띠를 맨 그는 오전에 야탑 1·2·3동을 누비며 유세를 펼쳤고, 오후에는 서현역을 중심으로 일대를 반복적으로 다니면서 유세를 진행했다. 

그는 분당초등학교 앞에 잠시 유세차량을 멈춰 세우고는 “힘 있는 집권여당의 재선 의원이 되어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대통령, 경기지사, 서울시장 모두 민주당이다. 성실히 해나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도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김병관 후보의 유세 차량에 올라 “김병관 후보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찾아왔다. 4·15일에 김병관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서 다시 국회로 보내주시기를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코로나19가 야기한 경제적 위기의 파급효과는 전 산업, 전 계층,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다른 나라보다 뒤떨어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실물경제 전문가인 김병관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관 후보는 이 위원장과 함께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일일이 주먹인사를 한 뒤 서현동 일대에서 이날 자정까지 선거유세를 진행했다.

   
▲ 미래통합당 김은혜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차량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미래통합당 김은혜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본부장과 김은혜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가 8일 유세를 펼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은혜 "당선된 뒤 '나 몰라라'하지 않겠다. 부업으로 의원 하는 사람 되지 않겠다"

김은혜 후보도 이른 새벽부터 선거유세를 시작했다. 흰색 상하의에 핑크색 후드티, 흰색 운동화를 신은 그는 이날 오전 두발로 뛰어다니며 일일이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청구아파트에서 유세를 시작한 김은혜 후보는 인근의 삼환아파트까지 2㎞ 가량의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대부분의 상가를 방문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에도 이매동 일대를 뛰어다니며 유세를 펼친 김은혜 후보는 야탑역 앞에서 진행된 퇴근길 집중유세에서 드디어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나는 끝까지 사지로 가서 여러분 앞에 답을 가져다 놓겠다. 여러분이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싶다”면서 “당선된 뒤 ‘나 몰라라’하는 의원이 되지 않겠다. 부업으로 의원을 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김은혜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유세차량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여러분들 일상생활 매일매일 하시는데 경제생활이 점점 핍박해지는 느낌을 가지실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의 경제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아마 머지않은 장래에 추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년동안 청와대가 경제를 마음대로 움직여왔다. 그런데 성장이 전혀 되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라며 “종전의 경제운영 방식으로는 지금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 짓는 순간이 이번 4월 15일이다. 우리 김은혜 후보를 꼭 국회로 보내서 통합당이 국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면 이 사람들이 조금 정신을 차릴 것”이라면서 “김은혜 후보를 반드시 국회의원에 당선시키겠다고 꼭 약속을 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은혜 후보는 김 위원장과 야탑역 일대를 돌면서 주민들에게 퇴근길 집중유세를 펼친 뒤 야탑동과 서현역 일대에서 이날 자정까지 선거유세를 진행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미래통합당 김은혜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의 선거유세단이 9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