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항공사 적자 기록 전망…대한항공, 현금 부족 심각
CJ대한통운·한진 등 택배업계, 코로나 덕 유례 없는 호황기 누려
팬오션, CVC 선대 증가로 연간 1200억원 규모 안정적 밸류 체인 생겨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올해 2분기째에 접어들었다. 이로 인해 항공·택배·해운 등 '물류 3대장' 간 1분기 실적 희비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날개 접은 항공업계…"대한항공, 2분기가 진짜 바닥"

   
▲ 항공사 로고 모음./사진=각 사


12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코로나 사태로 국내 최대 항공사 대한항공 1분기 매출액을 2조5793억원, 영업손실은 2413억원으로 내다봤다. 이 중 여객 매출액이 1조2918억원으로 추산되며, 전년 동기 대비 32.2% 감소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나마도 이는 화물 부문에서 73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덕분이다.

현금이 부족하다는 점도 대한항공에는 굉장히 큰 위협 요인이다. 올해 2·3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대한항공 차입금은 1조95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1조7500억원 가량 됐다. 올해 1분기 실적을 고려하면 현금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대한항공이 최근 ABS 발행을 통해 6228억원 조달에 성공해 유동성 확보가 조금이나마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2분기 전망 역시 흐림이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 영업손실이 5286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이 진짜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외 기타 항공사들도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긴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 1조6826억원, 영업손실 898억원 가량으로 보고 있다. 진에어(영업손실 407억원), 티웨이항공(영업손실 379억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미소 짓는 택배·해운업

반면 CJ대한통운·한진과 팬오션 등 택배·해운업계는 코로나 시국에 성적표가 오히려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CJ대한통운 로고./사진=CJ대한통운


대신증권은 지난 8일 코로나19에 따라 택배물동량이 증가해 CJ대한통운의 1분기 택배처리량을 기존 3억4000만박스에서 3억6720만박스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평균 택배 단가는 2049원으로 예상된다. 1분기 추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증권사별로 다르나, 각각 2조5024억~2조5896억원, 694억~87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사업부문별 매출로는 △CL 6044억원 △택배 7525억~7575억원 △글로벌 9564억~1조527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선별·포장하고 배송하는 고객 맞춤형 곤지암터미널 풀필먼트 서비스 계약은 진행 중에 있고, 2분기까지 계약 기업들의 입점이 이뤄져 다음분기에도 호실적을 보일 것이란 게 증권가 중론이다.

이 외에도 유휴자산인 부동산을 매각해 7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재무구조가 한층 더 좋아질 것이란 평이다.

   
▲ 한진 로고./사진=한진


종합물류기업 한진 역시 택배 사업부의 호황으로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

한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05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1.1% 늘어난 204억원으로 추정된다. 평균 택배 단가 2267원 기준이다. 1~2월 택배 처리량이 전년동월대비 각각 3.8%, 40% 증가했고, 3월분 역시 20~30% 증가했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택배터미널 처리용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140만건이었으나, 올해는 170만건으로 21.4% 늘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이와 관련, 현재까지 1분기 전체 처리량은 9860만박스로 추정되나, 최근 추이를 볼 때 이보다 높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한진의 핵심 고객인 쿠팡·GS홈쇼핑·농협발 물량이 대폭 증가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덕분이다.

   
▲ 팬오션 컨테이너선./사진=팬오션


마지막으로 해운사 팬오션의 1분기 매출액은 4871억원, 영업이익은 368억원으로 점쳐진다.

세계 해운 시황을 대표하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중국의 건화물 수출입 제한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급락했다. 그러나 중국이 수입을 재개해 BDI가 V자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덧붙여 연속항해용선계약(CVC) 선대의 증가로 연간 12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밸류 체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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