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탓 2분기 경기전망지수 66으로 하락
업계 "배송료 지원·전국 동시세일·휴대폰 결제한도 상향해달라"
   
▲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자료=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소매유통업계 2분기 경기 전망이 코로나19 여파로 2002년 조사 시작 이래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66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경기전망이 기준치 100을 상회하면 2분기 호전을 전망한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미달하면 정반대로 해석하면 된다.

대한상의는 "그간 유일하게 긍정적 전망을 이어온 온라인·홈쇼핑도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며 "그 외 업태에서는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대형마트 경기전망지수가 44로 전분기(80) 대비 36포인트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이미 하락세인 업황에 코로나19로 봄철 여행·레저 관련 상품 매출도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백화점 경기전망지수도 32포인트 큰 폭으로 내려간 61이었다. 업계는 특히 패션·화장품·식당가 등 고객이 장시간 체류하며 대면판매를 하는 상품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2분기를 터닝포인트로 보는 편의점 업계도 어두운 관측(55)을 하고 있다.

각종 모임과 지역 축제가 취소되며 관광지와 고속도로 매장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개학 연기로 학교 상권도 침체됐다는 설명이다. 슈퍼마켓은 거주지에서의 접근성이 좋아 1인 상품 매출이 일부 증가했으나, 전망치는 63에 지나지 않는다.

온라인·홈쇼핑은 1분기 105를 찍었으나, 이번 조사에선 84로 집계됐다. 비대면 쇼핑 선호에 따른 반사이익보다 전반적인 소비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선 △대규모 점포 영업 규제 개선 △공공 역사 내 점포 임대료 감면 △신용카드 결제 대금 익일 입금 시스템 도입 등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온라인·홈쇼핑은 티켓 할인 지원과 배송료 지원, 슈퍼마켓은 생필품 전국 동시 세일 추진, 편의점은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처 확대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적용기한을 최소 올해 말까지로 연장 및 공제 한도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휴대전화 결제 한도 상향도 건의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소비 정상화엔 어려움이 따를테지만 경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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