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우리 신앙 공동체는 한층 더 성숙해질 것"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코로나 시국 이후 모든 것 업그레이드 되길"
온누리교회, 양재동 야외 주차장서 '승차 예배'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12일 부활절이 찾아왔다. 천주교와 개신교 등 기독교계는 전염병 고통 속 예수 부활의 의미를 돌아봤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전국 성당과 교회의 부활절 기념 집회·행사는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 전국 16개 교구가 있는 한국 천주교회가 이날 제주교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활절 미사를 온라인 봉헌했다./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전국 16개 교구가 있는 한국 천주교회가 이날 제주교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활절 미사를 온라인 봉헌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생중계된 서울 명동성당 미사 강론 중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고 성체도 영하지 못하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홀로 미사를 지내며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마음 써주시는 신부님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자와 함께하는 미사 중단이 길어짐에 따라 영적 고통이 커졌지만 그 고통 안에는 축복도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로를 향한 사랑과 존경이 깊어지고, 일상이 은총임을 깨달아 우리 신앙 공동체는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온라인 생중계차 열린 명동성당 미사에는 염 추기경과 10여명 가량의 일부 사제들과 수녀들만 참석해 성당 내 수십개의 장의자들이 텅 비어 보였다.

전국 천주교 교구 중 유일하게 4일부터 미사를 재개한 제주교구는 제주시 중앙성당 제주교구청에서 부활절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앞뒤 지그재그 형태로 2m 가까이 거리를 두고 장의자에 앉아있었다.

제주교구 관계자는 "미사를 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졌다"면서 "정부 지침을 준수하며 미사를 해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12일 부활절 예배에서 "모두가 한마음이 돼 경제회복을 하면 위대한 역사 안에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사진=여의도순복음교회


국내 최대 개신교회로 꼽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역시 이날 여의도 예배당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하는 가운데 부활절 기념 예배를 거행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일부 사역자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예배에서 "코로나19가 두 달 넘게 큰 고통을 주고 있지만 그 후에는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 되길 바란다"며 "모두가 한마음이 돼 경제회복을 하면 위대한 역사 안에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때까지 전진,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개신교계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소재 새문안교회에서 주요 교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활절 연합예배를 올렸다. 예배는 온라인과 교계 TV를 통해 이원생중계된다.

한교총은 당초 많은 신도와 함께 대규모 연합예배·도심 행진을 계획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행사 대부분을 취소하는 대신 소규모 예배를 준비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 새로운 예배방식으로 등장한 '승차 예배(Drive-in Worship)'도 이목을 끌었다.

온누리교회는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야외 주차장에서 차 안에 탑승한 신도들과 함께 승차 예배를 올리고 부활절을 기념했다. 200대 가량 주차된 차량에 각각 탑승한 신도들은 임시 허가된 교회 라디오 채널에 주파수를 맞춰 예배에 집중했다.

코로나 장기화 속에도 현장 예배를 강행해온 서울 성북구 장위동 소재 사랑제일교회는 역시나 부활절에도 현장 예배를 열었다. 이 교회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광훈 목사의 교회다.

교회당 내외에서 이격거리를 두고 앉은 신도 대부분은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그러나 설교나 기도에 나선 교역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앞서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헌금 납부 규모가 큰 교회 412곳을 대상으로 부활절 예배 형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약 47%가량이 현장 예배에 참석할 것으로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가정 예배를 올리는 교회 비율은 전체 60%대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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