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올해 초 까지 건설사들이 아파트 미분양을 우려한 나머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던 분양가가 9.1부동산 대책 발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이를 등에 업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GS건설이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한 '위례 센트럴자이'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부동산 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위례 센트럴자이의 분양가는 3.3㎡당 1795만원으로 두 달 전 호반건설이 선보인 '위례 호반베르디움(3.3㎡당 1708만원)'보다 5%(87만원) 가량 비싸다는 사실로 확인할 수 있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에 최근 분양된 주상복합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 4.0'의 분양가 상승률은 더 높다.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1105만원으로 올 상반기 시범단지 바깥에서 분양된 '신안 인스빌리베라 2차(3.3㎡당 995만원)'보다 11% 비싸다. 1년 전 동탄2신도시에 공급된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 2.0'의 분양가(3.3㎡당 890만원)에 비해선 200만원 이상 뛰었다.

하지만 이러한 아파트 분양가 인상은 구매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먼저 아파트 분양가 인상은 주택전문업체와 도심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사례가 많았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인근과 비슷하거나 웃도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이 적자 사업장의 손실 만회를 위해 분양이 될 만한 현장의 분양가를 높게 설정하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결국 이렇게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 실시를 앞둔 공급 과잉 등으로 부동산 장기침체를 또 한번 몰고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지난 2010년 3.3㎡당 최고 1400만원대까지 올랐던 분양가격이 공급 과잉과 미분양 양산으로 1100만원대로 떨어졌다.

일산신도시 역시 같은해 3.3㎡당 1700만원을 기록했지만 장기 미분양 등으로 지난해 이후 1300만원대에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