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4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전투기를 동원해 군사훈련을 벌이면서 여러 해석을 낳게 했지만 다음날인 15일 북한매체에서 이와 관련한 보도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해 ‘태양절’로 부르는 15일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전 현재 전일 순항미사일 발사 및 군사훈련에 대한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3년 전인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열병식에서 이번 발사체와 유사한 순항미사일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이어 두달 뒤인 6월 8일 이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했으며, 다음날인 9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과 대비된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참관 사실도 알렸지만 이번에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없어 김 위원장의 참관 여부도 알 수 없다. 

물론 북한 매체들이 순항미사일 발사 소식을 이날 오후 또는 16일에 보도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하지만 북한이 전날 한 미사일 발사와 군사훈련 소식을 그 다음 날인 ‘태양절’ 오전에 곧바로 보도하지 않는 것을 볼 때 수위조절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훈련이 남한의 총선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통상적인 내부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전 7시부터 약 40분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추정체 수 발을 발사했다. 이후에는 수호이(Su)ㆍ미그(MIG) 계열 공군기 여러 대의 비행 활동도 포착됐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한국의 선거 전날 도발을 감행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상화’된 훈련의 일환으로 한국이 무기력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게 하겠다 자신감의 발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북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볼 때 앞서 장기전으로 선포한 ‘정면돌파 노선’을 단기전으로 바꿔 승부를 걸려는 행태로도 읽힌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에 북한은 자신들의 최대 명절로 꼽는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을 기념하는 열병식이나 집단 축하공연 등을 생략한 채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주석을 '20세기의 가장 걸출한 수령이시며 절세의 위인이며 민족의 위대한 어버이'로 추켜세우는 기사를 쏟아냈지만, 관련 행사 소식은 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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