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중건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보물 지정 예고
   
▲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벽돌 모양의 돌로 쌓은 탑이자, 부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는 정선 수마노탑(水瑪瑙塔)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현재 보물 제410호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국보로 승격 예고하고, 경북유형문화재인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국보 승격을 앞둔 수마노탑은 우리나라 석탑 중에서는 성격, 위치, 재질, 형태 등 다양한 면에서 매우 독특한 사례로 평가된다.

수마노탑은 석가모니 사리를 모셨다고 알려진 탑으로, '삼국유사'에 따르면 정암사는 자장율사(590∼658)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진신사리를 들고 귀국, 643년 창건했다.

마노는 금, 은과 함께 일곱 가지 보석으로 꼽히며, 자장율사가 돌아올 때 서해 용왕이 감화해 준 마노석으로 탑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데, 마노 앞에 붙은 글자 '수'(水)는 물길을 따라왔다는 의미다.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찰은 보통 법당에 불상을 두지 않는데, 정암사도 '적멸궁'에 불상이 없다.

정암사 적멸궁은 양산 통도사, 평창 오대산, 영월 법흥사, 인제 봉정암 적멸보궁과 함께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이다.

수마노탑은 적멸궁 뒤편 오르막을 한참 올라가야 닿는데, 산천 기운을 북돋우는 '산천비보'(山川裨補) 사상과 사리신앙 때문에 높은 암벽 위에 조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거대한 돌덩어리를 올리는 일반적 석탑과 달리, 돌을 일부러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차곡차곡 쌓은 7층 모전(模塼) 석탑이라는 점도 특색으로, 모전석탑은 경주 분황사와 경북 영양군 입암면에 있는 탑 등이 유명하다.

돌 재질은 석회암층 중에 산출되는 돌인 고회암으로, 회록색이 감도는 돌을 길이 30∼40㎝, 두께 5∼7㎝로 깎아 쌓았다.

전체 높이는 9m. 화강암 기단 위에 세운 탑 1층에는 작은 불상을 모셔두는 공간인 감실(龕室)을 상징하는 문이 있고, 그 위에 벽돌 모양 석재를 층층이 올렸는데, 신라시대 이래 모전석탑의 조형적 안정감과 입체감, 균형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려시대 이전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마노탑은 1972년 해체 과정에서 탑 건립 이유와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인 탑지석 5매가 발견돼, 조성 과정이 대체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불국사 삼층석탑, 다보탑과 함께 탑 이름이 지금까지 전하는 희소한 문화재"라며 "국내에서 진신사리를 봉안한 유일한 모전석탑이라는 점도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각종 편액과 불상 대좌 묵서·사적비·중수기 등 여러 기록을 보면, 17세기 후반 무렵 중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는 정면 5칸이며, 팔작지붕을 얹었는데, 조선시대 후기에 3칸 맞배지붕 불전이 유행한 것을 고려하면, 규모와 형식이 돋보이며, 전면에 조선 후기에는 드문 배흘림기둥을 사용했다.

근래에 채색한 외부와 달리 내부는 17∼18세기 단청이 비교적 잘 보존됐으며, 특히 정사각형 우물반자에 그린 용, 금박으로 정교하게 표현한 연화당초문, 연꽃을 입에 물고 구름 사이를 노니는 봉황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국보 및 보물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두 유물의 문화재 승격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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