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민, 민주당과 합당 or 교섭단체 구성
통합당, 무소속 출마 당선인들 복당 고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15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여야 모두 아직 거취 정리 문제가 남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의 통합여부와 함께 열린민주당과 관계 정리가 과제다. 미래통합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한 뒤 당선된 인사들의 복당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시민당은 21대 총선에서 17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범여 ‘제2원내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단순 합당보다 원내에 교섭단체가 하나 더 존재하면 더욱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15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상황판을 보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대표적인 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문제다. 공수처장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당연직 3명과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등 7명으로 이뤄지며, 이 중 6명이 찬성하면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더시민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획득하면 야당 몫 2명 중 1명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직 3명과 민주당 추천 2명에 더해 공수처장 추천에 필요한 6명을 모두 충족할 수 있다.

민주당과 더시민은 당장 합당을 하기보다 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꼼수'를 둘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교섭단체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미래한국당이 꼼수를 부린다면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민의를 지킨다는 차원에서라면 여러가지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합당한다면) 저희도 합당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최배근 전 더시민 공동대표도 전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미래한국당이 별도 교섭단체를 꾸리면 더시민도 별도 교섭단체를 가는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더시민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20석이 필요하다. 현재 17석에서 3석이 모자라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이 합류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일각에서는 열린민주당과의 연합으로 채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3석을 확보했다.

손혜원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열린민주당은 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당선자와 당내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민주당과 합의, 협의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과 더시민은 열린민주당과의 연합, 연대에서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윤 사무총장은 “저희가 선거과정에서 무소속 당선돼 돌아온 분들은 안 받겠다.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이야기를 계속 했었다”면서 “그 메아리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식언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 전 공동대표도 “열린민주당과 같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일이라든가 통합이라든가 이런 건 당분간 생각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열린민주당 같은 경우는 컷오프(공천 배제) 되신 분들이 나가서 정당을 만들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전례를 용인해주면 정당 발전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제공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당초 황교안 전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출마자의 영구 입당 불허 방침’을 내세웠지만, 현재 당 상황에서는 오히려 무소속 당선자들의 입당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총선에서 생환한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인들은 홍준표, 권성동, 윤상현, 김태호 등 총 4명이다. 이들은 유세 과정에서 “당선 후 통합당에 복당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권 의원의 경우 전날 복당 신청을 마쳤으며, 홍준표, 김태호 당선인 역시 당 안팎의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이른 시일 내에 복당 신청을 진행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 역시 복당을 비롯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입장에서도 이들의 복당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선거에 완패하면서 당장 한 석이라도 급한 처지가 되어버렸다. 여기에 당초 ‘무소속 출마자 복당 불가 방침’을 내세웠던 황 전 대표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특히 이번에 무소속으로 당선된 4인 모두 다선 의원이자 각 지역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도자급 인물이다. 홍 전 대표는 대구, 김 전 지사는 경남, 윤 의원은 인천, 권 의원은 강원도에서 생환하면서 경쟁력과 영향력을 증명하면서 향후 지도부 구성과 보수 재건 과정에서 모두 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당에서도 이들의 복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하며 최다선 반열에 오른 주호영 의원은 16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통합당의 소중한 자산들이고, 당 지도급 인사들이 많다”면서 “밖에 오래 두는 것은 당의 통합 전략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가 통합당을 만들었을 때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전체 통합을 하자고 얘기했지 않습니까. 그 정신은 지금도 유효하지 않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다”며 복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원들이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협력관계는 잘 갖도록 하겠다"며 "홍 전 대표와도 소통을 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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