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코로나19로 개막도 못하고 있는 K리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수들과 구단이 머리를 맞댄다. 선수들이 먼저 연봉 삭감을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연맹 측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17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의견문을 내고 "연봉삭감 등의 문제에 대해 연맹 및 각 구단 관계자들과 공식적인 논의의 장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리그와 구단이 존재해야 선수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기에 연맹과 구단, 선수협이 하루빨리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연봉 삭감 논의를 공론화했다.

   
▲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K리그 엠블럼


이에 연맹은 이날 "K리그의 위기 상황에서 선수협이 먼저 리그와 구단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연봉삭감에 관한 협의를 제안해 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합리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선수협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선수협이 먼저 연봉 삭감 논의를 제안한 것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FIFPro 가맹단체인 선수협은 "FIFA와 FIFPro는 연봉 삭감이 불가피한 경우, 리그 및 구단이 반드시 선수협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 경우 구단들의 실질적인 재정 손실에 대한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연봉 삭감 비율 및 적용 기간 등에 대해 논의하도록 조언했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하지만 선수협은 "일부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를 제외하면 연봉 삭감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저연봉을 받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많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현재 대다수의 선수는 연봉 삭감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에 대해 조심스럽고 어려워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혀 연봉 삭감이 저연봉자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연맹이 선수협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나선 만큼 앞으로 선수와 구단간 어떤 합리적인 삭감 방안을 도출해낼 것인지 주목된다.

올해 K리그는 지난 2월말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기됐고, 개막일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가 열리지 않으니 구단들의 수입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연맹은 최근 올해 K리그 전체 매출 손실이 약 575억원(팀당 27경기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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