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리그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35·중신 브라더스)가 대만프로야구(CPBL)에서도 화끈한 데뷔전을 치렀다. 탈삼진 쇼를 벌이며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로저스는 17일 대만 타이중의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을 6피안타 11탈삼진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치고 승리투수가 됐다. 중신은 로저스의 호투 덕에 6-1로 승리, 개막 후 3연패 사슬을 끊고 첫 승을 신고했다.

   
▲ 사진=CPBL 홈페이지


로저스가 대만리그 데뷔전에서 위력적인 피칭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은 5년 전 KBO리그 데뷔전 기억을 소환한다. 로저스는 2015년 시즌 도중 한화의 쉐인 유먼 대체 외국인투수로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디뎠고, 8월 6일 LG 트윈스와 대전 경기에서 데뷔 등판했다. 이 경기에서 로저스는 9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는데, 외국인투수가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기록한 것은 로저스가 처음이었다.

2016년 한화와 재계약한 로저스는 팔꿈치 부상으로 6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하고 6월 방출됐다. 2018년에는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해 다시 한국 무대로 돌아왔지만 이번엔 타구에 손가락을 맞는 부상을 당해 또 13경기 등판 후 6월에 방출되는 불행을 겪었다.

대만 진출로 아시아 야구리그와 인연을 이어간 로저스는 데뷔전에서 또 한 번 진기록을 세웠다. 외국인투수가 데뷔전에서 1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것은 로저스가 CPBL 역대 9번째 기록이다. 가장 최근 기록이 2011년 쉐인 유먼이었다. 로저스가 한화 입단 당시 유먼의 대체선수였으니 두 선수의 묘한 인연도 흥미롭다.

로저스가 이날 던진 투구수는 121개나 된다. 혼신의 역투를 하며 4회를 제외하고는 매 이닝 삼진 퍼레이드를 펼쳐 퉁이 타선을 압도했다. 1실점한 것은 5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허용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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