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가 드디어 기지개를 켠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야외스포츠 활동 허용 방침을 밝혔다. 이에 KBO리그는 당초 목표했던 대로 5월초 개막을 할 수 있게 됐다. KBO는 21일 이사회에서 개막일과 시즌 일정을 구체적으로 정하게 된다.

KBO리그 개막 소식은 프로야구리그가 활성화된 미국, 일본, 대만의 높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국·일본, 그리고 대만이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 2020년 한국 프로야구가 5월초 개막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개막 당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전경. /사진=KIA 타이거즈


미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울 뿐'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일본도 도쿄올림픽 연기 발표 후 확진자가 급증해 한국보다 그 수가 많아졌다.

메이저리그(MLB), 일본리그(NPB) 모두 개막이 기약없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5월 개막은 물 건너갔으며 빨라야 6월 개막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예 시즌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예상도 나오고 있으며, 일본은 교류전(인터리그) 취소를 결정해 시즌 일정이 이미 축소됐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시즌 개막을 준비중인 한국프로야구 상황을 전하면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특히 클럽하우스 문제 등에 대해 한국프로야구의 대처법을 배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기장 출입 시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을 의무화하는 등 한국의 적절한 대처법을 예로 들며 시즌 개막을 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NBC스포츠 시카고가 이날 '아시아 2개국(한국과 일본) 야구의 운명이 최고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보여줬다'고 보도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이 매체는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대응과 프로야구 시즌 준비 상황을 비교하면서 "일본 프로야구는 연습경기를 치르다가 한 팀에서 여러 선수가 양성반응을 보여 교류전 중단이 불가피했다"며 한신 타이거스 선수 3명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훈련이 전면 금지되고 시즌 개막이 뒤로 밀린 것을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데 성공한 경험을 갖게 된 것이 미국이 지향해야 할 포인트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직면할 수 있는 최고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보여준다"고 비교 평가했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들도 "21일부터 한국프로야구는 무관중으로 연습경기를 시작한다. 또 이날 KBO 이사회를 통해 개막일을 확정짓는다"고 KBO리그 개막 소식을 전했다. 주니치스포츠는 "신종 코로나를 제압한 한국은 빠르면 5월 1일 개막한다. 대만에 이어 한국에서도 드디어 야구의 봄이 시작된다"고 부러운 눈치를 드러내면서 국가적 비상사태로 개막일 논의를 못하고 있는 일본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 먼저 시즌 개막을 해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는 대만 프로야구. /사진=CPBL 홈페이지


대만은 지난 12일 가장 먼저 프로야구 개막을 해 무관중 상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한 발 늦게 개막을 추진 중인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떨까.

자유시보는 20일 "한국프로야구가 5월 1일 개막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대만은 전처럼 세계적인 관심을 받긴 힘들다. 게다가 미국 스포츠방송 ESPN이 KBO리그 중계 의향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유일하게 프로야구 시즌을 진행해 '독점적 인기'를 누렸던 대만리그(CPBL)가 KBO리그의 개막으로 관심을 뺏길 것을 아쉬워하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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