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판매사 19곳 논의…출자금액 규모는 펀드 판매 금액에 따라 결정할 듯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들이 부실 펀드를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 논의를 시작했다. 배드뱅크는 부실 펀드를 넘겨받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다만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펀드 회수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사진=라임자산운용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판매사 19곳이 전날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이나 부실채권을 사들여 관리하는 기관이다. 새로 설립될 배드뱅크는 환매가 중단된 라임의 4개 모펀드를 인수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4개 모펀드에 든 투자자들의 돈은 1조6679억원에 달한다.

판매사들은 오는 22일까지 배드뱅크 참여여부를 결정하고 이후 설립 방안과 각 회사별 출자금액 등을 논의한다. 출자금 규모는 판매사별로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의 잔액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판매사별 판매액은 우리은행 3577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 신한금융투자 3248억원, 대신증권 1076억원, 하나은행 871억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배드뱅크 설립시 해당 펀드를 라임이 계속해서 운용했을 때보다 투명성이 보장되고 투자금 회수 작업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익률의 경우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펀드 회수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우선 다음달부터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에 대한 상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두 펀드의 회수 예상금액은 4075억원과 1332억원으로 각각 장부가액의 33%와 45.4% 수준이다. 

한편 ‘플루토 TF-1호’와 ‘크레디트 인슈어드(CI) 1호’ 등 무역금융펀드의 회수율은 산정되지 않았다. 플루토 TF-1호의 경우 전액 손실이 예상되고 있으며 CI 펀드는 해외무역채권 등에 투자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매출채권 상환 의무가 있는 기업들이 상환 일정을 1~2개월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드뱅크를 통해 펀드 운용의 투명성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자금 회수율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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